‘사람 앞일은 암두 몰러…’
그는 지난 3월27일 산으로 떠나기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절에 들어가 한두 달 동안 책도 좀 쓰고 생각도 정리해 볼 작정이다. 그리고 한쪽 눈이 안 좋아 좀 쉴 예정이다. 정치로부터는 일단 멀어졌다.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뭔가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향후 정계 복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사람이 100%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해 복귀의 길을 열어놓았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이명박 서울시장 대선 캠프로 영입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수도이전 문제에 관한 한 두 사람의 코드가 맞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정치 성향 상 손학규 경기도 지사 캠프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박 전 의원이 김영삼 정권 때 사회복지수석을 했고 손 지사는 YS의 오랜 정치적 동반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품에 다시 안길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박 대표의 삼고초려로 정치권에 입문했던 그이기에 ‘주군’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고 ‘박근혜 대세론’이 퍼질 경우 정책 브레인이었던 그에 대한 복귀 명분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박 전 의원은 평소 ‘이천하지심 관천하지사’(以天下之心觀天下之事:백성의 마음으로 천하의 일을 보라)라는 노자의 가르침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국민의 마음으로 세상 일을 봐야 한다. 자신이나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에서 판단하지 말고 오직 백성의 관점에서 만사를 논해야 한다”는 말로 ‘입산의 변’을 대신했다. 몇 달 뒤 ‘하산’한 다음 그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