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조 7천억 확보했다지만, 대규모 사업들 지역과 관련 적어
포항시는 “내년도 1조 7493억원의 국가예산을 확보하며 2013년 첫 1조원을 돌파한 이래 5년 연속 1조원 시대를 이어가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조 7천억원대의 국가예산을 확보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포항시의 당초예산 규모가 1조 5천억원대여서 포항시가 밝힌 내년 국가예산 1조 7493억원 확보는 상당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관련 사업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포항시의 주장은 사실과 적잖은 차이가 있다.
먼저,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철도 건설사업의 경우 내년 확보된 국가예산은 5069억원이다. 포항시가 내년 확보했다는 전체 국가예산 1조 7493억원의 30%에 달하는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이다.
그렇지만 철도공단에 따르면, 포항과 관계된 1단계 포항~영덕 구간은 노반공사 98.4% 등 전체공정이 82.3%로 거의 마무리 단계이다. 반면 2단계 영덕~삼척 구간은 21.9%로 공사 초기단계여서 내년 사업비의 대부분은 포항과 관계 없는 영덕~삼척 구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포항시는 내년 사업비 5069억원 전액을 확보한 것으로 발표했다.
특히, 동해남부선(울산~포항) 복선전철화 사업의 경우에도 포항시는 내년 사업비 3375억원 전액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포항과 관련된 포항~신경주 구간은 이미 지난해 4월 공사가 완료돼 현재 KTX가 다니고 있다. 내년 공사비는 포항과 관계 없는 나머지 신경주~울산 구간에 투입되는 것인데도 포항시는 사업비 전액을 확보한 국가예산으로 밝힌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에서도 나타난다. 내년 사업비 1529억원을 포항시는 확보한 국가예산에 모두 포함시켰지만 실제 포항쪽에 얼마나 투자될 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사업명이 포항과 관련됐기 때문에 그 사업비는 모두 포항시가 확보한 것으로 잡았다.
더 큰 문제는 영덕군도 같은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사업비를 자신이 확보한 국가예산으로 잡는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한 사업이 여러 지자체들과 관련 있을 경우 지자체들은 모두 각자가 해당 사업비를 확보한 국비예산에 포함시키고 있어 지자체들이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총 국비예산 규모는 실제보다 몇 배나 부풀려질 수 있어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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