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비서관 출신 국회 관계자 A 씨 “사견일 뿐” 해명... “친문 패권 부활” 논란 지속
“문재인 이미 통일(?)” 김진표 민주당 의원에게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은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의미의 문자메세지가 전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맨왼쪽부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일요신문] “이재명 알아서 몰락, 박원순은 효과 없고, 안희정은 보이지 않아···김종인은 문 괴롭혀 김진표가 대선 좌장 돼야”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받은 문자메세지 하나가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뒤흔들고 있다.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김진표 의원이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찍혀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공개된 문자메시지는 ‘보고-개헌관련’이란 제목 아래 현 상황에 대해 “이재명은 하도 사고가 많아 알아서 무너질 것이고 이미 내리막”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김 의원에게 “문이 성에 안 차시더라도 현재 문의 대체제는 없는 상황. 우리당의 유일한 후보가 사실상 문이고 참여정부, 국민의정부 등 국정운영 경험이 가장 많은 것은 김진표”라면서 “그리고 문은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다른 후보와는 다르게 검증을 이미 받은 것이 맞고, 지난 대선에는 초짜였을지 모르나 지금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문에게는 경제사령탑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고 김종인은 문을 골탕먹이고 있는 중. 저 개인적으로는 대표님이 대선의 좌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문자는 ‘온라인 대선후보 대결’이라는 제목 아래 “가장 열정적으로 하는 것은 이재명이나 워낙 허물이 많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과거 정동영, 통진당, 한미FTA 폐기 세력 등이 모여 2012년의 통진당 세력과 비슷. 이재명이 다니면서 자신의 sns에 응원해 달라고 다닌 것이 효과를 발휘해 박원순 안철수 등에 비해 앞서 있으나 문에게는 비교가 안됨. 문은 자발적인 지지자가 셀 수 없이 많고 문쪽에서 제대로 관리는 못하지만 알아서 활동하는 유저들이 셀 수 없이 많고 1인미디어급도 수두룩. 다른 후보와 비교가 안됩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대선후보들에 대해서도 “박원순은 애는 쓰지만 효과는 없고, 안희정은 보이지도 않음”이라고 폄훼했다.
그렇다면 누가 왜 무슨 의도로 이런 문자를 김 의원에게 보냈을까. <일요신문> 취재결과 해당 문자를 보낸 인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으로 현재도 국회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A 씨로 확인됐다. A 씨는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친분이 있는 김진표 의원에게 지극히 제 사견을 보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A 씨의 해명에도 당 안팎에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시장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시장 측은 “야당의 대의명분이 정권교체이지만, 이는 공정한 경쟁 속에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지 누가 이렇고 저렇고 한다는 자체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A 씨가 무슨 의도를 가졌는지 모르지만, 최근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일부 경쟁자들을 음해하는 방식과 다를바 없다”면서 당차원의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번 이재명 시장이 우산론으로 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주장하자,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 문 전 대표 지지자 간 갈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 만큼 이번 문자 논란이 야권주자간 재갈등으로 번질까봐 우려스럽다”면서 “더욱이 지금 특검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민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자칫 야권 분열로 이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