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 씨] 구권화폐 사기 10년형 확정

인생의 절반을 감방에서…

‘큰손’ 장영자 씨(61)가 앞으로 칠순까지 교도소 내에서 생활하게 됐다. 지난 8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며 38세의 나이로 처음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장 씨는 중간 중간 사회에 복귀했지만 계속 물의를 일으키며 다시 수감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런 장 씨가 최근 또 다시 대법원에서 10년형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사실상 ‘큰손’의 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30일에 열린 상고심에서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고수익 산업금융채권 투자금 명목으로 지인들로부터 45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경가법상 사기) 등으로 기소된 장 씨에 대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을 통해 재판부는 “장 씨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춰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장 씨가 처음 수감된 것은 6400억 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지난 82년. 1년 뒤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장 씨는 10년이 지난 92년에서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하지만 2년 뒤인 94년 다시 140억 원대 차용사기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고 95년 4년형이 확정되면서 가석방이 취소돼 복역하다 지난 98년 8·15 특사가 돼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리고 다시 2년이 지난 2000년 5월, 이번에는 구권화폐 사기로 구속돼 92년에 감형된 5년을 복역하며 재판을 받아왔다. 6년 가까이 진행된 재판의 결론은 10년형 확정.

얼마전 교도소 내에서 환갑을 맞은 장 씨는 82년 이후 지난 23년 가운데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고 다시 10년 가까운 시간을 더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중간에 석방되지 않는다면 장 씨는 환갑에 이어 칠순까지 감옥에서 맞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신민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