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회장] 징역 8년6월 선고

‘건강이 안 좋다니까…’

분식회계와 외환불법반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8년6월에 추징금 17조 9253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는 1심에서 징역 10년에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21조 4400억 원을 선고한 것에 비하면 줄어든 셈이다.

재판부(서울고법 형사합의 4부)는 형을 줄여준 이유에 대해 “대우 계열사의 실적 호조로 공적자금의 회수가 예상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자수한 점, 고령인 데다 각종 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 원심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해 형을 감경한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귀국, 구속된 뒤 지병악화로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달 20일 집행정지기간이 만료되면서 재수감됐다.

한편 일각에선 심장과 혈관 등 순환기 계통의 질병으로 치료를 받아왔던 김 전 회장이 심리적인 압박감 등 신경쇠약을 이유로 병보석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설’에 대해 김 회장 주변에선 “노환과 질병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정신 관련 질환설은 사실무근이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재벌 관련 대형 경제사고에서 선고받은 양형을 제대로 다 치르고 출소하는 경우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전 회장 역시 어떤 식으로든 양형을 줄이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김 전 회장 주변에선 2심 결과를 받아들이고 연말 사면이나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의 각종 사면자 명단에 들어가는 게 ‘최선’이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고 전해진다. 2심 재판결과를 두고 대법원에 상고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김진령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