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가 발목 잡을라
이 괴문서에는 ‘권 대장이 대통령 영부인의 친인척이라는 배경을 활용해 군내외 사조직을 형성하고 육군참모총장 진급을 노리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권 대장은 “권 여사와 아무런 친인척 관계가 아니다”라며 육본에 수사를 의뢰했다.
결국 지난 10월 18일 문제의 괴문서를 게시하도록 한 현역 고 아무개 중령이 구속됐다. 고 중령은 자신의 진급 경쟁자와 그 주변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최근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이 국방장관에 전격 발탁되면서 갑자기 차기 합참의장과 육참총장 인선이 앞당겨지자 문제의 괴문서가 또 다시 군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
합참의장과 육참총장 두 자리를 놓고 권 대장은 1군사령관 김병관 대장, 3군사령관 김관진 대장(이상 육사28기)과 경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두 자리를 모두 육사 출신에게 몰아주는 것보다 출신 안배 차원에서 한 자리는 비육사 출신에게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 대장은 갑종 222기 출신이다. 따라서 합참의장은 김병관 대장과 김관진 대장의 경합 양상으로, 육참총장은 권 대장의 발탁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만약 권 대장이 육참총장이 되면 사상 첫 ‘비육사 출신’이라는 의미도 부여된다.
그런데 최근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권 대장의 발목을 또 괴문서가 잡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군 일각에서 “수사를 통해 범인이 잡히기는 했지만 괴문서에 거론된 인사여서 부담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 과연 괴문서의 ‘괴력’이 육군의 차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