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이 바로 ‘논문 거마비’입니다. 석·박사 취득을 앞둔 대학원생들에게 졸업논문 심사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유독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문화가 ‘논문 거마비’입니다. 대학원생들은 논문 심사를 앞두고 교내외 심사 교수들에게 적게는 수 십 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 만원을 건네는 악습입니다. 심지어 일부 악덕 교수들은 ‘명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거마비란 말에서 알 수 있듯 ‘논문 거마비’는 교수들에게 논문 심사 과정에서 식사와 교통편 등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입니다. 하지만 그 금액에서 알 수 있듯 ‘뇌물’의 성격이 다분합니다. 또한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교수에게 개별적으로 건네는 ‘거마비’ 외에 공식적으로 ‘논문 심사비’를 수납받고 있습니다. 이중 납부 구조인 셈이죠.
지난해 9월, 김영란법 시행으로 기존의 논문 거마비 악습은 전면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법은 법 현실은 현실인 모양입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악습은 여전히 암암리에 존재하고, 몇몇 교수가 적발되는 사례도 포착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부 대학은 ‘논문 심사비’를 대폭 올려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기도 했죠. 거마비를 안 받는 대신 논문 심사비를 인상하는 일종의 풍선 효과인 셈입니다.
논문 거마비 악습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이제 대학 스스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기획·취재-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