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학’ 부른 황민호 최초 올인정, 김영철 단 16인정…시청률 8.0%로 스타트
11월 26일 첫 방송된 MBN ‘현역가왕2’는 34명의 참가자가 겨루는 예선 무대로 시작됐다. ‘자체평가전’을 통해 이 가운데 4명이 탈락하는 방식인데 비공개 투표였던 ‘현역가왕1’과 달리 이번에는 참가자들이 무대를 본 뒤 공개 투표로 탈락자를 가려낸다.
34명의 참가자 가운데 28명이 각종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두 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다른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이나 준우승, 내지는 TOP7에 오른 실력자들도 여럿이다. 우선 MBN ‘불타는 트롯맨’ 출신으로는 강설민, 공훈, 김중연, 에녹, 유민, 전종혁, 정다한, 한강 등이 참가했다. 다만 이들의 예선무대는 1회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신 참가자는 곽영광, 김수찬, 나태주, 노지훈, 성리, 승국이, 신승태, 양지원, 윤준협, 재하, 진해성, 최수호, 최우진, 황민호 등이 있다. 1회 방송 첫 무대의 주인공은 최수호였다. 일본 도쿄에서 초등학교까지 나온 뒤 한국으로 와 판소리를 전공한 최수호는 ‘미스터트롯2’에서 5위로 TOP7에 오른 실력파다. 이날 무대에선 ‘너무합니다’를 불러 32개의 인정버튼을 받았다.
최연소 참가자이기도 한 황민호는 빼어난 가창력으로 ‘천년학’을 선보였다. 결과는 심사에 참여한 33명의 참가자에게 모두 인정버튼을 받은 ‘올인정’이었다. 이로써 황민호는 ‘현역가왕2’ 최초의 ‘올인정’ 주인공이 됐다.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 아닌 참가자는 6명이다. 우선 2016년 데뷔한 트롯 가수 이현승을 비롯해 국악인 김준수, 엔카 가수 나카자와 타쿠야, 박준영 등이 그 주인공이다. 김준수는 수궁가 이수 12년 차로 국악계에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국악을 전공한 최수호가 “선생님”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날 무대에선 ‘대전부르스’를 선보였지만 인정버튼은 27개에 그쳤다. 일본 레코드 대상 신인상 수상자인 나카자와 타쿠야는 일본 엔카 ‘사치코’를 선보여 28개의 인정버튼을 받았다.
또 다른 한 명은 코미디언 김영철인데 그는 2017년 ‘따르릉’을 발표한 8년 차 트롯 가수이기도 하다. MC 신동엽이 “저분이 왜 저기 앉아 있지?”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예상 밖 참가자였다. 김영철은 예선 무대에서 ‘따르릉’을 선보였지만 단 16개 인정 버튼을 받아 최하위 점수를 기록했다. ‘자체평가전’ 중간 순위 결과에서도 하위 3인에 김영철은 송민준, 김준수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한 명은 R&B 26년 차 가수인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멤버 환희다. ‘현역가왕1’의 린과 같은 타 장르 유명 가수 출신이다. MC 신동엽이 “린 씨의 등장에 버금가는 놀라운 등장”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환희 역시 “린 덕분에 용기를 얻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R&B 가수가 아닌 트롯 가수로 변신한 환희의 첫 무대는 ‘무정부르스’였다. 결과는 33개의 인정 버튼으로 ‘올인정’을 받았다.
‘현역가왕2’ 제작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누가 제2의 린이 될 것인가였다. 지난 6월 크레아 스튜디오가 2024년 하반기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서혜진 대표는 “다양한 분들의 출연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이름을 밝히면 놀랄 유명 가수들도 있을 만큼 관심이 뜨겁다”라며 “린이 큰 역할을 했다. 린의 트롯이 다른 장르 가수들에게 자극을 줘 ‘현역가왕’이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당시는 아직 ‘현역가왕2’가 참가자 모집 등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하기도 전이다.
이처럼 타 장르 유명 가수들이 대거 ‘현역가왕2’ 출연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면서 한 명이 아닌 2~3명이 출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역가왕2’ 제작진이 고르고 고른 출연자는 단 한 명, 환희였다.
‘현역가왕2’는 첫 방송을 앞두고 공정성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34명의 참가자가 예선전을 벌여 4명이 탈락했는데 본선에 갑자기 현역 가수 2명이 추가로 합류했다는 의혹이었고 그 주인공은 신유와 박서진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6일 공개된 1회 방송은 34명의 참가자가 4명의 탈락자를 가리는 예선전이었다. 그리고 34명 가운데 신유와 박서진은 없었다. 신유는 1회 방송에 출연했지만 참가자가 아닌 심사위원이었다. 예선전인 ‘자체평가전’을 통해 4명의 참가자가 탈락한 뒤 신유와 박서진이 본선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두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 국민신문고를 통해 ‘현역가왕2’ 제작진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고발까지 이뤄져 서울 마포경찰서가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제작진은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룰들이 마련돼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신유와 박서진의 합류가 미리 알려진 데 대해 제작진은 “본선 진행 방식 중 일부가 스포(스포일러) 된 건 유감”이라고 밝히고 있다. 향후 방송에서 적절한 룰을 통해 신유와 박서진이 본선에 합류하게 된다면 공정성 논란을 잘 극복하며 화제성도 키울 수 있다.
한편 ‘현역가왕2’ 첫 회는 8.0%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7.3%를 기록한 ‘현역가왕1’의 첫 회 시청률(6.8%)보다는 높지만 8.3%를 기록한 ‘불타는 트롯맨’보다는 다소 낮다.
TV조선 ‘미스터트롯3’이 방송을 시작하는 12월 19일까지 ‘현역가왕2’는 4회 분량이 방송된다. ‘미스터트롯2’가 첫 회부터 20.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TV조선 트롯 예능의 고정 시청자 층이 탄탄함을 감안하면 ‘미스터트롯3’ 역시 20% 전후의 시청률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역가왕2’가 4회까지 얼마나 시청률을 끌어 올려놓느냐가 ‘미스터트롯3’와의 경쟁에서 1차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