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고와도 친정…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김성주는“MBC는 대한민국 최고의 회사고 하루에도 열두 번씩 회사에서 나온 걸 후회한다”며 MBC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시했다. 또한 “아나운서들이 하는 프로그램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면서 “다른 아나운서로 대체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얘기로 동료 아나운서들에 대한 예의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MBC 성경환 아나운서 국장은 “MBC는 출신사를 떠나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기용하지 않기로 했고 이는 회사 전체의 방침”이라며 김성주를 MBC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킬 의사를 분명히했다. 또한 동료 아나운서를 비롯한 MBC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는 그의 프리선언이 결국은 SBS 행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KBS 아나운서였던 강수정이 프리랜서 선언 이후 두 개의 SBS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과 연관된 얘기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월드컵 당시 해설을 맡은 차범근-차두리 부자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성주는 기자회견에서 전문 스포츠 캐스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2010~2016년 올림픽, 2010~2014년 월드컵 중계권을 각각 SBS의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이 독점 계약한 상황이다. 따라서 김성주의 이번 프리랜서 선언이 월드컵 등의 주요 스포츠 경기가 SBS에서만 중계될 경우를 대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김성주는 “그 문제는 앞으로 다양한 해결책이 있을 수 있어 MBC도 월드컵 등 주요 스포츠 경기를 중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큰 바람은 다음 월드컵에서도 MBC에서 차범근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김성주의 적극적인 해명과 애정 표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MBC 내부에선 그에 대한 서운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