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 MB와 거리두기 전략 적중 주가 급부상

줄듯말듯… 당신은 ‘작업의 고수’

대선정국에 ‘대선후보’가 아닌 박근혜 전 대표의 주가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 BBK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물 김경준 씨의 귀국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그 위력을 떨치고 있다. 급기야 이 후보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동반자로 여기겠다”며 박 전 대표에게 ‘화해의 손길’을 보냈고 박 전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라고 ‘화답’을 보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이명박 후보를 ‘전폭지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 지지 인사들 내부에서 오래 전부터 ‘이명박 낙마’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경선 이후 이명박 후보가 박 전 대표 측과의 화합에 ‘소홀’한 대접을 보이자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온 것도 사실이다. 박 전 대표 측에서 ‘동반자 선언’을 한 이명박 후보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가 아니었다면 이명박 후보가 허리를 굽히지 않았을 것이다. 다급해지니까 손을 뻗친 것 아니냐”며 여전히 이 후보를 믿지 못하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재오 최고의원의 ‘2선 후퇴’로 이명박 대 박근혜의 내분 사태는 일단 잠재워졌지만 이 후보를 100% 신뢰할 수 없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비판은 했지만 이 후보에게는 적당한 거리두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박 전 대표 측 내부에는 이 전 총재를 돕자는 의견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김경준 씨의 귀국으로 이명박 후보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론”이라며 일축했지만 “이 후보의 낙마 시 박 전 대표가 이회창 전 총재를 지지할 명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가 쉽게 이 전 총재 쪽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많다. ‘중요한 때’마다 미니홈피를 통해 심경을 내보였던 박 전 대표는 지난 15일 “항상 원칙과 신의를 지키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을 올려놓았다. 한편 박 전 대표의 팬클럽 박사모는 김경준 씨가 귀국한 지난 16일 “한나라당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또다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급변하는 대선정국에서 박 전 대표가 믿고 있는 원칙과 신의가 어떤 길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일이다.

조성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