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통성 있어야 정치하는겨!
이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한국토지공사 대전연수원에서 열린 참여정치실천연대 회원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현 정부는 시스템 상으로 가장 안정된 정부다. 권력기관도 법적인 권한 범위 안에서 정책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3년 반 동안 이런 분위기를 형성했는데 다시 회귀하려 하면 말할 수 없는 저항을 받을 것이다. 일정 수준에 올라온 역사는 퇴보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들의 정치적 중립 보장을 참여정부 치적중 하나로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전 총리의 이러한 소신은 1년 뒤에 180도로 바뀌었다. “검찰이 BBK 수사를 왜곡하고 조작했다”며 비대위원장을 맡아 수사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평소 원칙과 소신을 강조해 왔던 이 전 총리의 이러한 상반된 검찰관을 놓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정치인 답다”는 원론적인 반응과 함께 “무늬만 원칙주의자”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과 참여정부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인사들을 주축으로 출범한 참여정부평가포럼이 대선 직후 해체되고 이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연구모임을 결성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총리 스스로 한국 정당정치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자주 표출한 바 있고 친노그룹 역시 내년 총선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물밑 강구하고 있다는 점에 미뤄 연구모임이 친노그룹 독자생존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란 섣부른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