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영업이익 또 뒷걸음질...국내 면세점 경쟁 심화에 사드까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신라면세점 영업이익 또 감소”
[일요신문] “신세계에 잡히고 롯데에 밀리고” 국내 면세점 업계에서 호텔롯데와 ‘2강’체제를 구축했던 호텔신라 면세점이 위기에 봉착했다. 이미 롯데에겐 영업이익 격차가 벌어진데다 신세계의 확장성이 커 호텔신라는 샌드위치가 된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면세점사업에서 매출 3조3257억 원, 영업이익 790억 원을 거뒀다. 2015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4%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가량 줄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014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세다.
문제는 지난해 별다른 악재가 없었는데도 영업이익은 더 줄었다.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2015년의 영업이익보다 줄어든 수치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매출 2조7338억 원, 영업이익 2326억 원을 거뒀다. 2015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7.8%, 영업이익은 1.4%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매출은 6조 원, 영업이익은 4천억~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격차가 계속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최근 월드타워점을 재개장하면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드타워점은 매출성장률이 가장 높으며, 소공동점에 이어 매출 2위를 달리고 있다. 거기에 매출 기여도가 높은 샤넬과 루이비통 매장이 2월 안에 문을 열 예정인데다 롯데월드타워 사용승인시 매장을 넓히고 입점 브랜드 수도 200여 개 이상 늘리는 등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이 면세점사업으로 2017년 1조7천억 원, 2018년 2조4천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는 만큼 신세계면세점의 추격까지 덮치면서 신라면세점의 매출 위기는 더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는 100% 자회사인 신세계DF를 통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새로 문을 열 강남점과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인천공항점, 센텀시티점도 신세계DF로 일원화할 계획이어서 면세점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은 면세점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사드사태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저하까지 예상돼 당분간 악재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근심이 깊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검 영장 관련 삼성 후계 구도에 반짝이었지만 다시 이름을 올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으로선 면세점 사업이 경영능력의 시험장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신라면세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