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힘준 분들 진땀깨나 날 걸
이 당선인의 심경이 변한 것은 얼마 전 언론사 성향조사 파문이 불거졌던 때부터인 것으로 알려진다. 사회문화교육 분과위의 박광무 전문위원이 지난 2일 언론사 간부들의 성향을 조사했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 인수위는 큰 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경숙 위원장은 이 상황을 이 당선인에게 바로 보고하지 않았던 것. 이 당선인은 당시 “인수위의 기강이 너무 해이해진 것 아니냐”며 “회의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인수위원들의 ‘기강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한 인수위 인사는 “앞으로 지각은커녕 오전 회의부터 진땀 깨나 빼게 생겼다”라며 넋두리를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 당선인은 전날 저녁 예정에 없던 인수위원들과의 만찬을 하며 노고를 격려했었다.
이날 만찬은 이 당선인이 오후 예정에 없이 인수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고 제안해 갑자기 이뤄졌으며, 정무분과위 간사 진수희 의원, 백성운 행정실장 등 인수위원들과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 등 2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 당선인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미국 체류기간에 겪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면서 “만찬은 약 2시간가량 진행됐고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는데 일부에서는 다음날 기강 잡기에 앞서 분위기 조절용 같았다는 평이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