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쏟아붓는 청계천은 쏙~
대통합민주신당 측에서는 “청계천이 이 사례집에 왜 안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들린다. 통합신당 측의 한 인사는 “(대선에서 승리해) 우리가 (예산낭비 사례집을) 만들었으면 청계천을 꼭 집어넣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청계천만큼 국민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사례가 없다는 것.
대통합민주신당의 이낙연 의원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청계천이 인공하천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지관리 및 보수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 국감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국감자료를 토대로 “2005년 10월 청계천 개통 이후 2007년 9월까지 24개월 동안 총 137억 6200만 원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시절이던 지난 2005년 1월 서울시에서는 청계천 복원 이전에 유지비가 1년에 18억 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2006년 청계천 유지·관리 계획’을 보면 2005년 말 청계천 복원 후 2006년 말 까지 청계광장~중랑천 하류 신답철교 구간의 시설물과 용수공급시설 관리, 재난대비, 안전대책 등에 69억 6000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수자원 공사가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는 한강원수 12만 톤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150억 원에 이른다.
결국 신당 측 관계자의 주장은 청계천이 앞으로도 연간 220여억 원씩 필요할 것으로 볼 때 <예산절감지침서>에 충분히 포함될만한 사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수위 측에서는 “청계천은 지난 감사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감사원들의 긍정적 평가자료만 남아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다른 시들과 관련된 사례들에 비해 유독 서울시에 대한 사례들이 안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시는 다른 시의 배에 달하는 행정예산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 있었던 서울시와 관련된 사례는 ‘예산절감 모범사례’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인수위 정무분과의 관계자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서울시와 관련된 사례들은 (10대 유형에 포함되기에) 대표성이 부족해 책자에 많이 넣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통합이 거론되고 있는 한 정부 부처에서는 “인수위의 부처 폐지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용도로 발간한 것”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 부처의 한 관계자는 “총 200여 건의 사례 중 우리 부처 것이 10개를 넘는다”며 “하고 많은 부처들 중에 우리 부처와 관련된 사례들만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자신들 부처의 예산낭비 사례가 특히 많이 실려 있는 이유가 자신들 부처 폐지안에 대해 설득력을 높여주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