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마이어의 진술에 따르면 세레나에 대한 그의 스토킹은 2년 전 그가 TV에서 세레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세레나를 본 순간 무조건 일대일로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몇 가지 원칙은 정했다. 만남의 형식이 아주 자연스러워야 하며 자신의 사랑이자 테니스의 여왕인 그녀가 다치는 그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이후 그는 세레나에게 우편물과 이메일을 통해 끈질기게 구애공세를 펼쳐 왔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도 바치겠다’는 열렬한 구애편지도 보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세레나는 내 여자”라며 “꼭 갖고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그리고 드디어 자연스럽게 세레나를 만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US오픈대회가 바로 그것이었다. 스트로마이어는 뉴욕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먼저 비행기표를 항공사에 근무하는 동생으로부터 싼값에 구입을 했고 나머지 경비는 남의 신용카드를 사용했다. 나중에 밝혀진 것이지만 스트로마이어가 세레나를 만나기 위해 쓴 돈은 모두 1만5천달러. 그러나 그의 무지개빛 꿈은 제대로 떠오르지도 못하고 꺾어졌다. 그가 그토록 만나기를 기대했던 세레나 대신 그를 만나러 나온 사람은 뉴욕의 경찰이었다.
그는 의외로 좋은 집안 출신의 사내였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그의 빗나간 열정을 말리려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경찰에 잡힌 그는 세레나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 “육체를 소유하고 싶어서가 아니다”라며 그 순수성을 끝까지 강변했다. 실제로 그는 세레나에게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14개월 동안 세레나만을 쫓아다니는 과정에서 그녀가 느꼈을 정신적 고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인식을 하지 못했다.
그는 미국에서 4급 스토킹죄를 선고받았으며 곧바로 독일로 추방되었다. 현재 고국 독일에서 정신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신용카드를 잘못 사용한 죄로 구속수감되었다. 스트로마이어는 감옥에 들어가면서 “은행이 없었으면 나는 스토킹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