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하락 새신부, 안방 나와 안방극장 복귀 가물가물
1월 19일 가수 비와 결혼한 김태희는 톱스타 부부의 탄생으로 한껏 주목받고 있다. 일거수 일투족이 사진과 기사로 알려질 만큼 관심이 뜨겁다. 화제의 중심에 있기는 문희준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12일 걸그룹 크래용팝의 멤버 소율과 결혼해 ‘아이돌 부부 1호’의 탄생을 알렸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보내고 있지만 속에 담아둬야 할 고민도 상당하다. 결혼을 계기로 맞이한 변화를 극복해야 하고, 자신을 지지해준 팬들을 다독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 김태희, 배우로 활동계획 ‘없음’
김태희는 비와 교제를 해오면서 여러 차례 결혼설에 휘말렸지만 번번이 “사실이 아니다”고 알렸다. 결혼이 임박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 커플이 굳이 예식을 연기하는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김태희가 결혼 전 배우로서 대표작을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퍼졌다.
데뷔 초 출중한 외모 덕에 단숨에 스타가 된 김태희는 아쉽게도 연기력 논란에서만큼은 자유롭지 못했다. 2013년 SBS 드라마 <장옥정:사랑에 살다>를 통해 장희빈 역에 도전한 것도 한 단계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하지만 시청률은 물론 연기력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2015년 주연한 SBS의 또 다른 드라마 <용팔이>에서 역시 초반부터 대사 한 마디 없이 누워만 있는 연기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물론 <용팔이>는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등 성공을 거뒀고, 주인공 주원은 그 해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같은 화려한 성적에 비해 김태희를 향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가수 비와 결혼한 김태희는 당분간 연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레인컴퍼니
결혼한 지금은 활동 계획을 세우기가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결혼 이슈로 인해 김태희가 가진 고유한 ‘프리미엄’ 역시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관련 업계의 평가마저 나온다. 실제로 지상파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김태희를 올해 하반기 편성할 드라마 주연으로 염두에 두고 캐스팅 작업을 벌일 생각이었지만, 비와의 결혼 발표 직후 이런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해 김태희는 한 사극 영화의 주연으로 거론된 바 있다. 출연이 유력시되는 듯했지만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해당 영화가 여러 여건으로 제작이 지연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기 공백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결혼한 몇몇 여성 톱스타가 연기 복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CF에 집중한 ‘전례’를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김태희가 배우로서 뚜렷한 개성을 대중에 각인시키거나, 역량을 드러낸 대표작이 없다”며 “결혼에 따른 부담으로 출연작을 선정하는 데 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활동을 노릴 수도 없다. 김태희는 공교롭게도 해외로 진출할 때마다 뜻밖의 장벽에 부딪혔다. 2011년 일본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에 출연하고 현지에서의 인지도를 높일 무렵 우익 세력의 ‘반한류’ 움직임에 표적이 됐다. 2012년 그가 모델로 나선 화장품 발표회가 돌연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일본에서는 한류를 반대하는 시위가 본격화됐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처지다. <장옥정> 출연을 끝내고 중국 진출을 모색한 그는 2014년 현지에서 <서성왕희지>를 촬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중국 내 ‘한한령’까지 맞물려 방송은 기약이 없다.
문희준은 결혼 발표 전 진행한 20주년 콘서트가 결혼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무대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사진제공=코엔스타즈
가수 문희준은 20년 동안 자신의 곁을 지킨 팬들로부터 비판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결혼을 발표하기 전 20회 동안 진행한 데뷔 20주년 콘서트가 결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무대였다는 주장에 휘말린 탓이다.
문희준은 13살 어린 크레용팝의 멤버 소율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무엇보다 1세대 아이돌 스타의 결혼으로 주목받았고, 그 상대가 걸그룹의 멤버라는 사실로도 화제를 더했다. 하지만 결혼식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일부 팬들로부터 오해를 받기 시작했다. 콘서트 도중 티켓 가격을 올린 데다, 공연을 진행할 때 이미 결혼 계획을 세워두고도 이를 팬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 등이 빌미가 됐다.
결혼을 전후로 형성된 이 같은 기류는 연예계에서는 ‘뜻밖’으로 받아들여진다. 1996년 5인조 그룹 H.O.T.로 데뷔한 문희준은 연예계에서도 ‘독보적인’ 팬덤의 소유자로 통하기 때문. 그룹 활동 때부터 얻은 그의 인기는 팀 해체와 솔로활동 등 변화가 거듭되는 가운데 더욱 단단히 이어졌다. 특히 문희준의 팬덤은 그가 솔로로 나서 록 음악에 심취할 당시 악의적인 공격을 일삼던 이른바 ‘100만 안티’와 맞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년간 굳건하게 곁을 지킨 팬들이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자 문희준은 결혼식을 이틀 앞두고 자신의 펜카페에 ‘결혼 자금을 위한 콘서트’ 의혹을 직접 해명했다. 특히 ‘팬들을 ATM으로 봤다’는 공격을 의식해서인지 “단 한 순간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가장 속상한 이야기는 ‘문희준이 20주년 콘서트로 결혼 자금을 만들었다’는 말이다”고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문희준은 결혼식 직전 소율과 나란히 나서 약식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을 의식해서인지 결혼식 당일 짧은 소감과 인사만 남기고 질문은 받지 않았다. 대신 문희준은 “(결혼을) 축하해주시는 팬도, 속상해하는 팬도 있다”며 “20년간 감사하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활동해왔다. 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는 생각이고 미안하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