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는 발리 주민들. | ||
이번 테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패디스 클럽의 사장인 카데크 위라나타는 당장 눈 앞에 벌어진 테러 사태보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자신을 비롯한 발리섬 주민들 대부분의 수입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테러 발생 후 발리섬을 찾는 여행객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당분간 동남아 지역의 여행을 삼가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발리 주민들은 “왜 우리가 이런 경우를 당해야 하는가. 이번 테러는 홍콩, 봄베이, 시드니 등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국제적인 테러일 뿐이다”며 “발리는 예나 지금이나 안전한 휴양지다”라고 호소하고 고 있다.또 하나의 ‘그라운드 제로’라 불리고 있는 황폐한 폭파 현장에는 발리 주민들의 추모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바나나잎으로 만든 꽃다발을 바치며 묵념하고 있던 한 여성은 “우리가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괜한 죄책감 때문에 이곳을 찾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테러 직후 발리 전역에서는 일제히 조기가 게양되었으며, 시내 곳곳에는 테러범들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에 걸렸다. 현수막에는 ‘빌어먹을 테러범들! 우리의 발리를 다시 되돌려 놓아라!’는 감정에 북받친 표현부터 ‘왜?’라는 간단한 질문까지 발리 주민들의 분노가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테러로 친구 두 명을 잃은 한 고등학생은 “테러범들을 내 손으로 직접 죽이고 싶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테러 발생 직후 인도네시아 증시가 곤두박질친 것은 물론이며, 루피아화의 가치도 급격히 하락했다. 또한 오랜 세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며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호주와의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도 행여 불똥이 튀지 않을까 많은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렇듯 관광, 경제, 교육에 이르기까지 여러 다양한 부분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국제 사회에 ‘동정심’과 ‘억울함’을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외치고 있다. “우리는 결백합니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