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웹호스팅 업체 공격 “개인정보 유출 없다지만”···보안 불감증에 국제적 표적 우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해킹 장면 8시 20분 당시=아시아나항공홈페이지 캡쳐
[일요신문]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했다. 20일 새벽 4시 경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가 해킹 공격을 받으며, 항공편 예약 및 확인이 전면 금지됐다. 문제는 4시간 넘게 여전히 홈페이지가 마비된 상태라 개인정보 유출 등 고객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 4시 30분경 검은색 배경에 ‘정의도 평화도 없다’는 문구와 함께 빨간색 글씨가 적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시아나항공에는 유감이지만, 세계는 알바니아가 세르비아에 저지른 범죄를 알아야 한다. 코소보의 수도에 있는 기념비를 파괴하겠다” 등의 알바니아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어 “세르비아인들이 코소보에서 알바니아인들에게 살해당하는 등 박해를 받고 있다” 며 “전쟁은 쓸모없으나, 세르비아에 벌어진 일을 봤을 때 더는 세상을 평화로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해커들은 자신을 ‘Kuroi‘SH and Prosox’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세르비아는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해킹 장면 8시 20분 당시=아시아나항공홈페이지 캡쳐
아시아나항공 측은 “회사 홈페이지가 직접 해킹당한 것이 아니라 도메인네임시스템(DNS)을 관리하는 외주 웹호스팅 업체가 공격을 받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고객 개인정보 등 자료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홈페이지를 복구 중으로 대부분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홈페이지엔 해킹 메인 화면이 게재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복구 완료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회교도 중심의 알바니아와 기독교 중심의 세르비아가 종교 인종 간 분쟁이 코소보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외에 대한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의 홈페이지는 해킹에 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보안 불감증에 대한 지적은 물론 국내 기업 등이 국제적 분쟁의 타겟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