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FBI 조사과정에서 그들이 가족이 아닌 ‘사랑하는 사이’였던 것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대중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최신호에 따르면 존 리 말보는 존 앨런 무하메드의 ‘꼭두각시’이자 ‘노리개’였다.
체포된 존 리 말보는 성적 학대에 견디다 못해 울부짖는 어린아이였다. 거듭되는 성폭력과 학대로 그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표면상으론 양아버지와 양아들 관계였지만 실제론 잠자리도 함께 하는 ‘연인 사이’였다.
무하메드는 말보에게 ‘하늘에서 내린 빛’이었다. 부모의 사랑에 굶주린 말보에게 무하메드는 관심과 애정을 퍼부었다. 말보를 가르친 교사 윈섬 맥스웰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 말보는 무하메드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무하메드는 말보 어머니와 데이트중이었다. 말보와 가까워지기엔 천혜의 조건이었다. 무하메드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말보에게 전수하며 희열을 느꼈다고 전해진다.
▲ 워싱턴 연쇄저격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17세 말보(왼쪽) 와 41세의 무하메드가 FBI 조사과정에서 ‘게이’인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 ||
쫓겨난 둘은 미국으로 돌아와 워싱턴에 있는 노숙자 합숙소 ‘라이트하우스 미션’에 들어간다. 둘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혹시 누가 말보에게 음흉한 눈길을 보내면 무하메드가 가만있지 않았다고 노숙자 동료들은 말한다. 둘이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한편 말보의 육체를 가꾸는 것이 무하메드의 ‘유일한 낙’이었다. 거의 매일 YMCA에 운동하러 갔다. 무하메드가 말보에게 “알라가 너를 자랑스러워하실 거다. 넌 그 일을 해낼만큼 강해져야 한다”라는 것은 입버릇이었다. 이때부터 둘은 저격사건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FBI는 추정하고 있다.
어린 말보는 무하메드의 말을 거역하는 일이 없었다. 무하메드는 말보가 먹는 음식마저 철저히 통제했다. 살이 찌는 것을 막기 위해 식사로 크래커와 꿀만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군대에서 배운 모든 기술을 전수했다. 혹독하다 싶도록 무하메드는 말보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했다.
아무리 양순한 말보도 견딜 수 없었다. 혹독한 훈련과 밤마다 이어지는 잠자리 강요는 힘들었다. 결국 그는 무하메드의 친척에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띄웠다. “존 앨런 무하메드가 무섭다. 그가 언제 나를 죽일지 모르겠다.” 그 편지는 말보의 공포를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무하메드의 죽마고우 펠릭스 스트로저는 “무하메드는 항상 어린아이들 틈에 끼여 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그랬다. 이상할 정도로 젊은 남자애들에게 친절했다. 난 언제나 그와 말보의 관계를 의심했다. 둘은 귓속말을 하고 서로 간지럼 태우는 일이 잦았다. 전혀 정상적인 행동 같아 보이지 않았다”면서 둘이 동성애 관계일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이연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