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청년고통이 실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학재학 중에 받은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여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많다. 재학생 중에서 생활이 어려워 학자금을 대출받는 학생들의 비율이 20%에 육박한다. 한국장학재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학자금을 대출받고 상황의무를 진 청년이 총 47만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취업을 하지 못하여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100명에 머물렀던 대출금 미상환자가 2015년 7900명으로 7.2배 늘었다. 청년들이 천신만고 끝에 대학을 졸업해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일이 보편화하고 있어 보통 문제가 큰 것이 아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청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일자리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유효구인비율이 1.28로서 24년 만의 최고치이다. 일본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엔화를 무제한 방출하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베노믹스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013년 이후 아베총리가 편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정부의 공공사업과 건설사업이 대규모로 늘어 일자리가 증가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노령화가 계속하면서 청년인구가 감소한 것이다.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이 본격화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의 청년인구는 매년 2.8%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청년 구직자가 감소한 상태에서 경기부양으로 일시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 구인난을 불러 온 것이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하여 경기가 다시 침체할 경우 일본경제는 다시 실업자를 쏟아내는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경제가 일본경제의 전철을 밟는 것은 위험하다. 경제가 근본적으로 산업구조를 개혁하여 일자리와 청년인구가 함께 증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청년실업에 대해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안일하다. 임기응변적인 경기부양책에 치중하여 오히려 기업과 가계의 부채를 늘려 동반부도 위험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경제성장률을 계속 떨어뜨리고 일자리를 줄여 청년들을 계속 실업의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 중소기업회생, 기업환경개선 등의 정책을 펴 경제의 성장동력을 회복하고 청년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에 집중하여 첨단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더불어 교육제도를 개혁하여 전문교육을 강화하여 청년들이 미래 산업발전을 주도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능력을 갖추게 해야 한다. 청년들도 도전정신을 발휘하여 신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 스스로 실신을 막아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겸임교수, 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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