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대부분 165cm 이하…“단신 콤플레스가 헝그리정신 키웠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 중에는 단신이 의외로 많다.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키가 140cm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도요토미는 보란 듯이 일본 천하를 얻었다. 단신에 초라한 외모, 그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일본 역사를 돌아보면 키가 작은 인물들이 많다. 현대에 들어서도 별반 다르지 않는데,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를 비롯해 역대 총리들의 키가 상당수 165cm 이하다. 아울러 이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재계 쪽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160cm),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160cm), 혼다자동차를 창업한 혼다 소이치로(160cm)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끈 일본 경영자들은 평균 키보다 훨씬 작다. 반면 교세라그룹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의 키는 177cm로, 재계인사 중에서 비교적 장신에 속한다.
경제평론가 가야 게이치 씨는 “콤플렉스를 벗어나려는 사람들은 의지가 강하고, 비즈니스에 대한 집념 혹은 스스로 역경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키가 작다는 단점이 꼭 성공하겠다는 ‘헝그리 정신’을 키우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스즈키 무네오 전 자민당 의원은 일본 정치계에 유독 단신 국회의원이 많은 이유를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쉬워서”라고 분석했다. 어쨌든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기억에 남아야 한다. 오죽하면 “악명이 무명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을까. ‘키가 작은데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든지 ‘키는 작지만 연설을 참 잘한다’와 같이 “작은 키가 되레 매력을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선거 때도 작은 키는 의외로 도움이 된다. 단신 후보자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면 겸손한 이미지가 더해지며, 바삐 움직이는 모습은 유권자로부터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낸다. 이에 비해 “키 큰 후보자는 느릿느릿하고 자칫 둔해 보일 수 있다”고 스즈키 씨는 지적했다.
일본 연예계를 지배하는 대형기획사 ‘쟈니스’ 소속 배우들 역시 대부분 체구가 작다. 국민 아이돌그룹 ‘아라시’의 멤버 평균 키는 170.8cm. 그중 리더 오노 사토시는 166cm다. 이처럼 소속 연예인들이 작은 이유는 “창립자인 쟈니 기타가와 사장의 취향 때문”이라고 한다. 쟈니 사장은 과거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돌은 키가 작을수록 사랑받기 쉽다. 170cm를 넘으면 너무 크다는 느낌이 들며, 대중에게 호감보다 불편함을 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이제 소위 잘나가는 남자 배우들은 180cm를 훌쩍 넘긴다. 일각에서는 “키가 너무 작으면 매력이 반감된다”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따라서 개중에는 “프로필을 속인 게 아니냐”며 의심을 사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쟈니스 소속인 기무라 다쿠야는 프로필상 키가 176cm로 기재돼 있으나 실제 키는 170cm라는 것이 업계 통설이다.
한편 <주간겐다이>는 ‘남자의 인생에 키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게재했다. 먼저 키가 큰 남성은 리더십을 취하기 쉽다, 자존감이 높다,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 등의 장점이 있다. 과거 미국 대통령선거를 통해 살펴보면, 3분의 2 이상이 키 큰 후보자가 승리했다. 특히 미국인들에게 존경받는 조지 워싱턴(183cm), 토머스 제퍼슨(189cm), 에이브러햄 링컨(193cm), 프랭클린 루스벨트(188cm)는 다른 대통령에 비해서도 키가 큰 편이다. 이에, 잡지는 “미국에서는 큰 키가 리더의 요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물론 키가 커서 생기는 불이익도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불손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일본의 미야자키 겐스케 자민당 중의원은 188cm의 장신에 깔끔한 외모로 여성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임신한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열도가 발칵 뒤집힌 바 있다.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통해 사죄를 했지만 “진심으로 뉘우치지는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했다.
반대로 키 작은 남성의 경우 보상욕구가 강하다, 겸손해 보인다, 애교가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기 쉽다, 이성교제에 서투르다, 협상에서 불리하다는 불이익도 존재한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이를 이용해 “비즈니스 협상 때 상대가 앉는 의자를 일부로 낮추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키가 클수록 수입 높고 수명 짧다 #연애=미국 라이스대학교 실험에 따르면, 남성들은 ‘데이트 상대가 자신보다 키가 작아야 한다’는 응답이 13.5%에 그쳐 80% 이상의 남성이 ‘키 큰 여성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반면 여성 그룹은 ‘데이트 상대는 무조건 자신보다 키가 커야 한다’는 비율이 48.9%로 절반 정도의 여성이 작은 키의 남성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혼=“키 작은 남성은 키가 평균치이거나 더 큰 남성들에 비해 이혼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뉴욕대학 연구팀은 “키가 작은 남성들은 결혼 후에도 성실하며, 집안일도 더 잘 도와주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수입=호주 시드니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180cm 신장을 가진 남성은 그보다 5cm 작은 남성보다 연간 1000달러의 수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키가 1cm 커질 때마다 시간당 임금이 1.5%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수명=미국 하와이대학 연구팀은 20세기 초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들을 키 158cm 이하, 158~165cm, 165cm 이상 등 3그룹으로 나눠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키가 가장 작은 그룹이 장수했으며, 키가 클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덧붙여 인류 역사상 가장 키가 컸던 남자는 1918년 미국 일리노이즈에서 태어난 로버트 왈도였다. 그는 1940년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했는데, 당시 그의 신장은 무려 272cm. 발 사이즈는 41cm, 체중은 약 200kg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