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테크 직원 임금체불 수개월 방치…비정규직지회 시위에 현대제철 “해결책 검토”
동원테크 노조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가 지난 2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가두 시위하고 있다. 사진=동원테크 노조
동원테크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장비운영과 특수 장비를 운송하는 협력사다. 동원테크 노조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3년 법정관리 상태에서 I 사를 인수하며 당진제철소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 후 회사가 2014년 법정 관리를 벗어나 직접 재무관리를 하면서부터 문제들이 하나둘씩 터졌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동원테크는 4대 보험료를 체납했고 퇴직금도 미적립했다. 노조 전임자에겐 임금도 주지 않았다. 또한 이 회사는 업무 특성상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에게 안전소모품과 장비수리비도 지급하지 않았다.
조합원 김 아무개 씨는 “법상 근로자 4대 보험과 관련해 사업자에겐 6개월 미납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 하지만 동원테크는 4대 보험을 5개월간 납부하지 않다가 6개월째에 한 달치를 내는 꼼수를 부려왔다”며 “퇴직금 적립도 제대로 되지 않아 분할 지급하는 방식을 동원했다”라고 성토했다.
조합 대의원 박 아무개 씨는 “동원테크 사측은 경영이 어려워 지불할 능력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며 “원청인 현대제철은 법정관리 상태였던 동원테크를 협력사로 선정해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고 퇴출시키지도 않아 사태를 키웠다. 결국 조합원들은 행동에 나서야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동원테크 노조는 현대제철 장비협력사인 D, Y 사 등을 협상채널로 내세워 현대제철에게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당진제철소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피케팅, 가두시위를 해도 현대제철은 움직이지 않았다.
비정규직지회와 동원테크 노조는 “현대제철은 동원테크를 협력사가 아닌 외주업체라고 주장하면서 동원테크 계약자인 현대차 구매본부에 떠넘겼다. 하지만 현대차 구매본부는 동원테크에게 업무를 맡기고 운영하는 현대제철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동원테크의 원청은 현대제철이 맞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지난 2월 22일 비정규직지회는 동원테크 노조 사태 해결을 위해 서울 현대제철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현대제철은 동원테크를 협력사에서 퇴출하고 동원테크 근로자 총고용 보장과 총임금 및 미납된 4대 보험과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지회는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2013년, 2014년 때처럼 정몽구 회장 사택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비정규직지회 한 간부는 “회장 사택 앞 릴레이 시위까지 예고하자 현대제철은 즉각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며 불과 며칠새인 지난 2월 말일자로 동원테크와 계약을 해지했다”며 “또한 협상을 통해 새로 협력사가 선정되면 동원테크 근로자들의 고용승계와 미지급 분에 대해서도 해결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직 새 협력사가 선정되지 않았지만 합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사와 동원테크는 별개의 기업으로 동원테크의 경영과 직원 체불 문제 등에 대해선 개입할 수 없었다”며 “따라서 사태를 관망해왔고 본사 앞 시위에 당사가 사태해결에 나섰다는 노조 측의 주장도 사실과 다른 측면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현대제철은 “동원테크는 정확히 표현하면 당사의 협력사가 아니라 외주사 관계사다.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동원테크는 정확히 2014년부터 당진제철소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며 “노조 측에서 당사가 현차구매본부에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동원테크의 계약자는 현대제철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지난 2월 말을 기준으로 동원테크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리고 새로운 협력사를 선정해 동원테크 직원들에 대한 해결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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