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에 암초…후계작업 꼬이나
호텔롯데는 중국 방한 관광객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면세사업부는 회사 매출액의 약 84%를 차지하는 주력사업부며 2015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매출이 면세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3%였으며, 2016년 3분기에도 69.3%에 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요신문DB
면세사업부뿐 아니라 호텔사업부도 2016년 3분기 중국인 투숙객 비중은 약 35%로 내국인 고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월드의 중국인 입장객 비중은 2016년 3분기 약 21.1%로 호텔롯데 전체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가장 중요한 고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파장까지 고려하면 호텔롯데의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대부분 상품이 미국 달러로 표시돼, 위안화-달러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자본 유출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9위안까지도 상승했다. 향후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가 추가로 절하되는 경우 면세점 상품의 위안화 환산 가격이 인상돼 중국 여행객의 구매 부담이 증가됨에 따라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
중국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은 나라가 일본이다. 그런데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당선될 경우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위안부합의를 재협상할 태세다. 일본 측은 ‘불가역적’이라는 합의 문구를 내세우며 재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한·중관계에 이어 한·일관계까지 악화된다면 이 역시 면세점 사업에 부담요인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이 간절하다. 그룹 지주사인 호텔롯데가 현재 신동빈 회장이 직접적인 지배력이 없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해야만 일본 주주 지분을 줄이고, 호텔롯데에 대한 신 회장의 직접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호텔롯데 실적이 악화되면 투자심리가 악화돼 상장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공모가가 낮아지면 일본 롯데홀딩스로서는 상장 차익이 줄어든다. 신 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기는 반대급부가 약해지는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도 ‘사드’ 악재는 신 회장 측에 불리하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17일 롯데쇼핑 주식 173만 주를 주당 22만 6000원씩 일부 매각했다. 매매일 당시 종가(23만 8500원)보다 싸게 팔아 ‘헐값 매각’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후 사드 악재가 터지면서 신속한 매각이 오히려 ‘신의 한수’가 됐다는 평가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난감해졌다.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상황에서 이 사장의 역할론이 한때 부각됐다. 이 사장은 면세점 사업 확장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왔다. 그런데 사드 악재로 면세점 사업이 부메랑이 됐다.
호텔신라는 2016년 면세점 부문에서 매출 3조 3391억 원, 영업이익 788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호텔부문이 매출 4106억 원, 영업이익 423만 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비중이다.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 한옥호텔을 짓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경영이 악화되면 이 사장의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호텔신라는 최근 뜻하지 않게 동화면세점의 최대주주가 됐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2013년 5월 호텔신라에 동화면세점 주식 19.9%(35만 8200주)를 매각했다. 대신 계약체결일로부터 3년이 지난 후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풋옵션은 김 회장이 원금 상환을 못할 경우 담보로 제시한 동화면세점 지분 30.2%를 호텔신라에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텔신라는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지만 김 회장은 원금 상환을 못하겠다며 담보로 잡힌 지분을 호텔신라에 넘겼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2일 동화면세점의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내며 김 회장이 지분 30.2%를 호텔신라에 넘겼다고 밝혔다.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82.86%를 갖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제주도에 드림타워라는 초대형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기로 하고 분양에 들어갔다.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 중국의 녹지그룹과 합작 형태다. 중국 관광객을 주로 겨냥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지속된다면 분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롯데관광개발 경영에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 호텔신라로서는 달갑지 않은 동화면세점 주식 대신 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
최열희 언론인
삼성전자 올해 이사보수한도 증액 ‘이재용 연봉 150억~190억 챙길 듯’ 지난해 말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한 삼성전자가 올해 이사보수 한도를 대폭 증액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수인 이 부회장의 높은 연봉을 반영한 조치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열리는 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한도를 390억 원에서 550억 원으로 160억 원 높이는 안건을 상정한다. 일반보수는 작년과 같은 300억 원이지만 장기성과 보수를 90억 원에서 250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2015년 등기임원 보수를 보면 권오현 부회장 148억 원, 윤부근 사장 37억 원, 신종균 사장 48억 원 등이다. 급여는 부회장 20억 원, 사장급 17억 원선이다. 상여금은 부회장이 48억 원, 사장급이 20억 원 미만이다. 권 부회장의 연봉이 월등히 많았던 이유는 80억 원이 넘는 장기성과인센티브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이 부회장도 20억 원가량의 급여와 50억 원 가까운 상여금, 그리고 80억 원 이상의 장기성과인센티브 등 최소 150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게 등기임원을 넘겨준 이상훈 사장의 연보수가 32억 원이었던 점까지 고려하면 최대 190억 원까지도 가능하다. 앞서 삼성 총수 일가 중 처음으로 등기임원 보수가 공개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15년 급여 12억 200만 원, 상여 8억 700만 원, 기타 2200만 원 등 20억 3100만 원을 받았다. 한인규 사장(급여 5억 4000만 원, 상여 2억 8000만 원 등 8억 4400만 원)을 압도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의 책임경영 무게를 감안할 때 이 부회장이 다른 등기임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총수가 등기임원에 등재된 다른 그룹들을 봐도 전문경영인이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등기임원에 등재된 때와 사임한 이후에도 급격한 보수 변화를 보였다. 삼성전자 사내이사 1인 평균 보수는 2006년 43억 원, 2007년 133억 원이었다. 이 회장과 윤종용·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빅4’가 사내이사에서 빠진 2008년에는 47억 원까지 떨어진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올해 삼성전자 231억 1108만 원, 삼성물산 179억 7097만 원, 삼성SDS 53억 3741만 원, 삼성화재 2억 6840만 원, 삼성생명 1억 4400만 원 등 모두 468억 3186만 원의 배당금을 받을 예정이다. [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