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자신들의 편에 서 있다고 믿었던 경찰이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을 터트리자 현재 독일인들은 두려움과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다. 쾰른의 긴급구조대에 “사람이 죽어간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 것은 지난달 중순경.
|
||
| ▲ 시민을 폭행치사한 사건이 벌어졌던 문제의 파 출소. 이 파출소는 이전에도 경관들의 폭력성이 종종 드러났었다고 한다. | ||
그렇다면 그는 왜 파출소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던 것일까. 그리고 2m 가량 되는 장신에 1백40kg을 넘는 ‘우람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고 있었던 것일까.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사건 당일 경관 라르스는 게르트루트(67)라는 한 여성의 구조요청 전화를 받고 급히 출동했다. 아들이 집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으니 빨리 와서 도와달라는 내용의 다급한 내용이었다. 집으로 출동한 라르스는 난동을 부리고 있는 ‘거구’의 슈테판을 대여섯 명의 동료와 함께 가까스로 붙잡아 파출소로 끌고 왔다. 이 과정에서 강력하게 반항했던 슈테판과 무력으로 진압하려 했던 경찰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은 당연한 일.
파출소에 도착한 경찰은 이내 슈테판의 팔다리를 꽁꽁 묶어 놓은 채 마치 스트레스라도 풀려는 듯 사정없이 구타하고 구두창으로 짓밟기 시작했다. 그래도 성이 차지 않는지 이번에는 반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맥없이 쓰러져 있는 그의 다리를 붙잡고 감방 안으로 질질 끌고 들어가서는 다시 집단으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 은밀하고 잔혹한 장면의 목격자는 공교롭게도 같은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두 명의 경관들이었다. 이들은 동료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급히 구조대에 연락을 취했으며, 이후 수사 과정에서도 용의자를 정확히 지목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협조했다.
이 잔인한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독일 시민들은 모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아이겔슈타인 파출소’의 속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
이미 이 곳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악질 파출소’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문제의 구역이었다. 지난 3년간 이 곳에서 ‘폭행’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무려 37건. 이번 사건의 주동자 라르스 경관의 경우에는 이미 12차례나 ‘신체 상해죄’로 고발되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경찰서장이 직접 나서서 강력한 처벌을 내릴 것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얼렁뚱땅 넘어가지는 않을 듯 싶다. 라르스 경관은 조만간 제복을 벗게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