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시 클린턴과 그녀의 애인인 이안 클라우스. | ||
올여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외동딸 첼시 클린턴(23)이 돌연 태도를 바꾸었다. 불과 15개월 만의 일이다. 한때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극구 애인과의 관계를 끝까지 고집했던 그녀에게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측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결혼이 현실로 다가오자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가 된다는 것과 부모가 된다는 데 대한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채 “조금 더 시간을 늦추고 싶다”며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얼마 전 유명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에 거액의 연봉을 제의받고 입사함으로써 그녀가 ‘결혼’ 보다는 ‘성공’을 택했다는 것도 주위의 전언이다.
불 같던 첼시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임신 소동’이 발생한 후부터. 다행히 당시 임신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어 가슴을 쓸어내릴 수는 있었지만 그녀는 그때의 불안감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갑자기 아이 엄마가 된다니… 난 아직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 있다구.” 첼시는 주위 친구들에에 이같이 하소연하며 몇날 며칠을 눈물 바다로 지새웠다.
뜻하지 않은 임신에 대한 불안감으로 돌연 ‘아직 때가 아니다’란 것을 절감한 그녀는 곧 남자친구인 이안 클라우스(23)와의 관계를 숙고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가 진정한 자신의 반려자인지에 대한 회의감도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한때 불타올랐던 둘의 관계는 요즘 미적지근하게 식어 있는 듯 보인다. 특히 지난 2월말 23번째 생일을 맞은 첼시의 행동에서 이런 점은 더욱 확실시되고 있다. 생일 며칠 전 약혼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핸섬한 정체 불명의 남자를 동반하고 런던의 한 유명 클럽을 찾은 그녀는 보란 듯이 그와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어 주위를 당혹케 했다.
목격자들은 그녀의 이런 행동이 마치 약혼자와의 관계가 끝났음을 자연스레 알리기 위한 일종의 짜여진 각본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노라고 전했다. 그저 ‘해방감’ 내지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일종의 몸부림처럼 보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졸업이 다가오면서 첼시의 마음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이안은 그녀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결혼 계획도 서둘러 올여름으로 앞당겨 잡았다. 옥스퍼드라는 울타리 안에서 키워왔던 사랑이 그녀가 미국으로 건너가 일자리를 얻게 된다면 산산조각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를 더욱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올봄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공부를 마친 첼시는 현재 연봉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에 미국의 유명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에 입사하기로 결정한 상태. 이에 대해 현재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독려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클린턴 부부. 일찌감치 둘의 결혼을 반대해왔던 클린턴 부부는 딸이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된 길을 가게 될 것이라며 흐뭇해 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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