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문재인 참 답답하신 후보” 이재명(좌)과 문재인(우)=국회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측 “당 선관위 못 믿겠다” 사전 유출로 공정 선거 훼손
문재인 ‘전두환 표창 관련’ 네거티브 공방에 권위적 가부장 모습 표본 지적도
[일요신문] “문재인, 참 답답한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권 경선 후보가 단단히 뿔났다. 그동안 팀워크를 강조하며 후보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정책대결에 나섰던 이재명이 특정후보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간 TV토론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문재인 후보의 전두환 표창 관련에 대해 문 후보 측이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에게 네거티브를 하지말라는 식의 대응을 하자 반발했다.
이재명은 “정당한 검증을 네거티브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네거티브이며 그것이 바로 불통”이라면서, “(문 후보는)어떠한 지적도 용납하지 않는 권위적 가부장의 모습이 보인다. 참 답답하신 후보”라고 지적했다.
안희정 후보도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 등을 거론하며, 문 후보를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후보간 네거티브 공방은 본선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22일 민주당 경선 현장투표 결과 자료가 유출되자, 네거티브 공방에 자료 유출 논란까지 각 후보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각 후보간 27일 공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당 선관위의 책임공방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측 김병욱 의원은 “이번 현장투표 결과 유출에 대한 당 선관위의 안이한 대응은 무원칙하고 무책임하다”면서 “공당으로서 공정선거가 훼손된데 분명한 책임과 조치가 없는 점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선관위의 유출문건 근거 없고 진상조사를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보면 미봉책에 불과하다. 경선 과정에서 원칙과 공정성 객관성이 무너진 것에 대해 선관위는 부끄러워해야한다. 모럴헤저드에 빠진 듯한 모습마저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후 진상조사의 신뢰성 확보와 공정한 진행을 위해 선관위원장은 사퇴하여야 한다. 또한 당대표의 사과와 함께 당 지도부의 사고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과 노력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진행한 100분 토론 녹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 대선 경선이 전국 현장투표소 ‘투표결과 자료 유출 파문’으로 위기에 봉착한 느낌이다. 문재인 후보도 23일 자료 유출 파문에 대해 “민주당의 축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장투표 결과가 일부 유출됐다고 하는데, 당 선관위가 발표한 자료가 아니므로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이어 문 후보는 “개표 참관인들이 있어 결과가 조금씩은 유출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유출을 철저히 막을 작정이었으면 권역별 현장투표와 모아서 개표하든지, 개표를 먼저 한다면 그때그때 결과를 발표해서 경선 과정을 국민에게 당당하게 보여주고 이를 통해 경선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일축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후보 간 합의 사항에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것은 타 후보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한 야권 관계자도 “문 후보 측이 대세론에 도취해 과거 안철수, 천정배 등 야권 분열을 다시 조장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유출된 민주당 대선 경선 전국 현장 투표소 투표결과 자료에는 2위 이재명, 2위 안희정을 제치고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를 해 문 후보 대세론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한 조직적인 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세월호 인양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여부 등 아직 산재한 주요현안을 남겨둔 시점에 자칫 야권 패권 구도가 야권 우세의 대선 판도를 뒤흔들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