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김병관·사법부 최상열·행정부 허성주·국무위원 최양희·광역단체장 김기현…주요부처 ‘탑 등극’
흥미로운 점은 3부 구성원의 재산총액 순위와 ‘권력’ 순위가 다소 엇갈렸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5명 중 4명이 재산을 늘린 입법부의 경우, 지난해 의원 1인당 재산 평균액은 37억 2841만 원이었다. 현역 의원 가운데 최고 자산가는 지난해 4․13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1678억 85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김 의원은 게임업체 웹젠 이사회의 의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웹젠 주식 943만 5000주(약 1410억 5325만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 명의의 카카오 15만 6661주를 전량 매각해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관 의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은 부산 금정구 3선 의원이다. 1558억 8533만 원의 재산을 보유한 김 의원은 한나라당 총재를 지낸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자 동일고무벨트 창업주의 손자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에 이어 동일고무벨트 이사로 활동 중인 김 의원은 DRB동일(881만 주)과 동일고무벨트(193만 주) 등 주식 평가액 1323억 원과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 및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재산공개에서 1위를 기록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는 안랩(186만 주) 평가액 하락에 따라 지난해 대비 433억 7470만 원 감소한 1195억 5322만 원을 신고해 3위에 머물렀다. 4위와 5위에는 각각 507억 6272만 원, 229억 9298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정 민주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5월 장미 대선’을 앞둔 주요 대선주자 7명의 평균 재산은 189억 2428만 원으로 나타났다. 대선 주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후보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195억 5322만 원)이며,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48억 3612만 원)과 이재명 성남시장(26억 8572만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25억 5554만 원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안희정 충남지사는 9억 81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정의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심상정 상임대표는 3억 5078만 원으로 가장 재산이 적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역 의원이 아니어서 이번 재산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지난해 5월 기준 15억 759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바 있다.
재산이 공개된 이후 심 대표는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 평균 재산이 3억 6187만 원이라는 점에서 가장 국민의 눈높이에서 우리 삶을 바꿔나갈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슬쩍 어필해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법부 재산공개 대상자 233명의 재산 평균은 지난해보다 2억 5433만 원 증가한 22억 5433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법부의 재산공개 대상자는 양승태 대법원장 및 대법관을 포함한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들이다. 법조계 재산총액 최상위자로 이름을 올린 이는 최상열 서울고법 부장판사(158억 1896만 원)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 2010년 재산공개 이후 6년간 법조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으나, 지난해 진경준 전 검사장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진 전 검사장이 ‘넥슨 공짜주식’ 사건으로 옷을 벗으며 1위를 탈환했다.
최 부장판사를 포함해 법조계 재산 상위 10인은 모두 판사였다. 최 부장판사의 뒤로는 김동오 서울고법 부장판사(157억1498만 원)와 윤승은 대전고법 부장판사(142억4556만 원), 김용대 서울고법 부장판사(128억8021만 원),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판사(128억7006만 원) 등이 있었다.
사법부 수장인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해보다 20억 원가량 늘어난 41억 9000만 원을 신고했다. 대법관 13명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이는 김용덕 대법관(48억 2000만 원)이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선고기일이 열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 재판관 8인의 평균 재산은 18억 23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재판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은 헌재 재판관 평균 재산보다 1억 6300만 원 적은 16억 6000만 원을 신고했다. 이 전 재판관은 서울 서초구 소재의 6억 원대 아파트와 자녀들의 예금액 2억 7000만 원, 배우자 명의로 7억 원 상당의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전세임차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은 1999년식 쏘나타다.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을 맡았던 강일원 재판관은 27억 4358만 원으로 헌재 재판관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강 재판관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의 아파트와 2007년식 SM5 차량을 소지했으며,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 570주(1주 140만 원 상당)를 8억 1927만 원에 전략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 공개대상자 1800명의 1인 평균 재산은 13억 5500만 원이었다. 그 중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이는 허성주 서울대 치과병원장(207억 6205만 원)이다. 중앙부처 공무원 중에서는 이련주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이 101억 1949만 원을 신고해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무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이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37억 8022만 원)이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해보다 3억 6092만 원 늘어난 25억 2173만 원을 신고했다.
광역단체장 중에서는 김기현 울산시장이 71억 5327만 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연속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해도 빚이 재산보다 많아 지난 2011년 취임 이후 6년째 최하위를 기록했다. 박 시장은 스웨덴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으로 본인 예금 1억 2746만 원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마이너스(-) 5억 5983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최상위자였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지난해 재산 신고액수 393억 6752만 원)은 지난해 10월 퇴임해 지난 1월 재산변동내역이 공개되면서 이번 공개에서 빠졌다.
한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다수 고위공직자는 이번 정기 재산공개에서 제외됐다. 지난해까지 3년간 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최상위자였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지난해 재산 신고액수 393억 6752만 원)은 지난해 10월 퇴임해 지난 1월 재산변동내역 공개를 마지막으로 이번 공개 대상에선 빠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비서관 또한 지난해 10월 퇴직에 따라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정호성 전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은 구속에 따라 재산 신고가 유예됐다.
이번에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재산변동 공개 기준일이 지난해 12월 31일이어서 파면 전 공개대상에 포함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억 382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전년 대비 2억 1896만 원 증가한 것으로,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 재산신고액과 비교했을 때 재임 기간 4년 동안 11억 8000만 원의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귀금속은 기본, 각종 예술품부터 한우까지…눈에 띄는 이색 재산목록 [일요신문]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3월 23일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 중에는 희귀석, 예술품, 지식재산권 등 각양각색의 이색 재산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이아몬드 반지나 고가 시계, 금 등 귀금속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재산 목록 가운데 하나였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한견표 한국소비자원장은 다이아몬드 반지와 롤렉스 시계 등 4800만원 상당의 보석류를 신고했다.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도 배우자 명의로 금 4500만원을 신고했다. 성중기 서울시 의원은 3800만원 상당의 금과 1억 7900만원 상당의 카르티에 시계·다이아 팔찌·진주 목걸이·4캐럿 사파이어 등 보석류 12점을 신고했다. 특히 다양한 직업군에서 정계에 진출한 만큼 국회의원들의 천차만별 재산들이 눈에 띄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내역에 따르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골동품과 예술품 등 28억 1800만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의원의 재산 중에는 1억 5000만원 상당의 조선 17~18세기 쌍용무늬관복함 칠기와 3000만원 상당의 반닫이 가구, 1500만원 상당의 달항아리 도자기 등이 포함됐다. 손 의원은 디자이너 출신으로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교수를 지냈고 한국나전칠기박물관 관장을 역임했다. 바둑기사 출신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도 사진, 동양화, 서양화 등 총 1억 7500만원에 달하는 예술품을 보유했고, 정병국 의원과 같은당 박인숙 의원도 각각 5000만원, 500만원 상당의 국내 작가 그림을 신고했다. 경상북도 의성한우협회장 출신인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우를 재산으로 신고했다. 김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2억 7400만원 상당의 한우를 보유했다. 지식재산권도 재산목록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출신인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수학교육 관련 저서 5건을 지식재산권으로 등록했다. 또 시인 출신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시를 지식재산권으로 등록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악기도 눈에 띄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배우자는 6500만원 상당의 비올라를, 같은당 권석창 의원 배우자는 2500만원 상당의 바이올린을 소유하고 있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