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일요신문] 사라진 사체, 남겨진 증거는 오직 손가락 하나. 의문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피해자와 용의자, 그리고 그들의 뒤에 선 두 남자 변호사와 검사. 이들이 풀어가는 서스펜스 스릴러 ‘석조저택 살인사건’이 베일을 벗고 본격적인 개봉 전야 행보에 나섰다.
정식, 김휘 감독의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의 출연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단 한 편의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로, 올 봄 박스오피스에서 어떠한 입지를 다질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방 후 경성, 1947년을 배경으로 거대한 석조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둘러싼 두 남자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시작된다.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김주혁)과 의문의 운전수 ‘최승만’(고수), 현장에 남은 건 사체를 태운 흔적과 핏자국, 그리고 잘려나간 손가락 뿐이다. 이들을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전이 영화의 백미.
치밀하게 계획되고 잔인하게 실행된 살인사건, 이 모든 것은 누군가가 설계한 속임수다.
이번 영화는 서스펜스의 마술사 빌 S.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빌 S.밸린저는 미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 부문 수상 이력으로 이름을 높인 바 있다. 원작 ‘이와 손톱’은 많은 독자들과 비평가들에게 20세기 최고의 서스펜스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어 이번 영화에 대한 관심 역시 높은 상황이다.
영화 스틸
극중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 역으로 용의선상에 오른 캐릭터를 연기한 김주혁은 “탄탄한 구성의 원작을 토대로 그려진 시나리오에서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화 ‘고지전’ ‘반창꼬’ ‘상의원’ 등 장르를 넘나들며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온 고수는 이번 작품에서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 역으로 분한다.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스크린을 채우는 그는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 나가야 하는 캐릭터였기에 그 감정을 유지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고 촬영 비화를 전했다.
배우 문성근이 오랜만에 영화 나들이에 나선 가운데 극중 의문의 살인사건을 무마하려는 변호사 윤영환으로 분한다. ‘해무’ ‘부러진 화살’ 등을 통해 장르불문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선보여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악의 축에 서서 그 존재감을 여실히 입증한다.
문성근은 “영화 속에서 법정 신을 통해 세 배우를 만났는데 촬영 당시 현장 바깥에서도 그 팽팽한 긴장이 느껴졌을 것이다. 관객들도 그 긴장감을 즐겼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검사외전’ ‘리멤버 아들의 전쟁’ 등을 통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매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입증해온 박성웅은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으로 분한다.
이 네 배우의 한치 양보 없는 연기를 담아낸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절묘한 미스터리와 독특한 내러티브가 어우러지면서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스릴러물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 스틸
고수는 “기존에 봐왔던 한국영화 시나리오와 다르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물이 무엇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아직까지 선뜻 떠오르는 작품이 없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으로 많은 관객들이 그 동안 접해보지 못한 서스펜스와 스릴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의문의 살인사건에 숨겨진 속임수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단서들을 의심하고 봐야 하는 ‘석조저택 살인사건’. 이 영화는 사체 없는 살인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두고 얽히고설킨 인물들 간의 관계와 일촉즉발의 사건들이 연속되면서 극의 끝까지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서스펜스와 미스터리가 만난 ‘석조저택 살인사건’이 과연 한국영화의 잇단 참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은 온라인 기자 e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