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일감몰아주기 꼼수 의혹을 받고 있다. ‘흔들리는 CJ’=연합뉴스
[일요신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 관련 회사가 CJ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씨가 씨앤아이레저산업을 통해 100% 투자한 SG생활안전이 CJ그룹 계열사 경비업무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총수일가에 일감을 몰아줘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도록 한 정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G생활안전의 매출액 576억837만 원 중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117억6579만 원으로 알려졌다.
특수관계자는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CJ건설, CJ오쇼핑,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CJ헬스케어, CJ텔레닉스, CJ E&M, CJ헬로비전 등 CJ그룹 계열사다. SG생활안전의 모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도 있다.
SG생활안전의 지난 2015년 매출액은 434억9325만 원으로 이 가운데 특수관계자 매출은 없었다. 반면 지난해 특수관계자 매출액은 117억6579만 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 또한, 2015년 12억8032만 원에서 지난해 24억6439만 원으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억1645만원에서 11억384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SG생활안전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선호 씨(CJ제일제당 과장)가 투자한 회사다. 이 씨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최대 주주(지분율 51%)로 이 회장의 장녀 경후 씨가 24%, 경후 씨의 사위 정종환 씨가 15%, 이 회장의 조카 이소혜·이호준 씨가 각각 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CJ그룹 전경=연합뉴스
지난 2015년 12월 자산관리와 부동산컨설팅 사업을 CJ건설에 넘긴 씨앤아이레저산업은 현재 운영하는 사업이 없는 순수 투자회사로 SG생활안전(지분율 100%)과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49%) 등 두 곳에만 투자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난 2015년 인수한 SG생활안전은 지난해 CJ그룹 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2배 성장했다.
이에 일각에선 CJ그룹이 규제의 사각지대를 노리고 SG생활안전에 일감을 몰아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총수 일가의 지분이 일정비율을 넘는 계열사와 거래하면 이를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하고 있다.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인 상장사와 20% 이상인 비상장사다.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규제대상이지만 SG생활안전은 규제대상이 아닌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의 사각지대를 노리고 CJ그룹 계열사들이 SG생활안전에 경비업무를 몰아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CJ그룹은 지난해에도 일감 몰아주기로 공정위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물론 법원과 검찰에서 인정되진 않았지만 재벌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규제 대상에 계열사의 간접지분율을 포함하는 등 제도적 개선과 철저한 감시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