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요신문] 남경원기자 = 100억원 규모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들렸다. 이를 통해 10억이 넘는 돈을 탕진한 전직 프로축구선수가 있는가 하면 1억을 날린 평범한 가정주부도 있어 인터넷 도박 중독의 심각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해외에 서버를 둔 100억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총책 A(35)씨 등 6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사이트 관리자 7명과 자금세탁 역할을 한 조직폭력배 3명, 대포통장 모집책 6명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고액·상습 도박행위자 57명도 함께 형사입건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5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북 포항의 한 사무실에서 도박사이트 3개를 개설해 2000여명의 회원을 끌어모아 국내외 스포츠경기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거는 방식으로 100억원대 도박판을 벌여 1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이트관리, 회원 모집, 자금세탁, 대포통장 모집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수시로 사무실을 옮겨 경찰의 추적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직폭력배 B(35)씨 등 3명은 도박 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을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불법 세탁하고 수사기관이나 금융당국의 자금 추적에 대비했다.
대포통장 모집책 중 2명이 도박자금 수천만 원을 몰래 빼내 도망가는 일이 발생하자 이들을 소개한 또 다른 모집책을 감금하고 손해액을 대신 변제토록 강요하는 등 돈을 둘러싼 내부자들간의 다툼도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적발된 2000만원 이상 상습·고액 도박 행위자 57명 중에는 인터넷 도박에 빠져 3년간 10억 원 넘는 돈을 탕진하고, 급기야 자신이 직접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단속돼 별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전직 프로축구 선수도 끼어 있었다. 1년간 1억 원 가량을 고스란히 날린 평범한 가정주부도 2명이나 나와 인터넷 도박중독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찰 관계자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인터넷 도박이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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