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母 최순득과 통화 ‘최순실 입국 종용’ 드러나
“상황이 이렇게까지” “아는 변호사 있느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재판에서 최순득 씨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최순득 씨는 최순실 씨의 언니이자 장시호 씨의 어머니이다.
특검은 최순실 씨가 입국하기 나흘 전인 지난해 10월 26일 최순득 씨가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의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으로 두 차례 전화를 건 내역을 확인했다.
진술에 따르면, 최순득 씨는 장 씨가 이날 저녁 전화로 “이모(최순실씨) 유언장을 찾았다. 자살한다고 한다”고 말하는 등 최 씨가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할 것을 애원했다. 장 씨는 전화번호 몇 개를 최 씨에게 전했고, 이 가운데 최 씨는 ‘윤 비서(윤전추)’라는 연락처로 전화했다.
최순득 씨는 “언니입니다. 통화 되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비서’는 “제가 지금 외부에 있고 대통령님과 함께 있지 않다”며 20분 후에 다시 전화하라고 했다. 이후 장 씨는 “이모가 죽으면 엄마는 후회 없겠냐”고 울면서 다시 전화해보라고 부탁했다.
이에 최순득 씨는 두 번째 통화를 걸어 박 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최 씨가 “그동안 잘 지내셨느냐. 이런 일로 전화드려 너무 죄송하다”라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글쎄요.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네요”라고 말했다.
최순득 씨가 “어떻게 하냐. 동생이 제 딸에게 전화드려 보라고 시켰는데 제 딸이 직접 전화드릴 수 없어 제가 염치없이 전화 드렸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직접 통화하셨냐”라고 물었다. 최 씨는 “제가 동생과 직접 통화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입국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말을 듣고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이 일단 한국에 들어와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 씨가 “언니 입장에서 동생을 죽일 수는 없지 않겠냐”고 난색을 표하자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이 일단 한국에 들어와야 해결이 됩니다”라고 재차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에게 “아는 변호사 있느냐”라고 물었고, 최 씨는 “동생이 이혼할 때 담당했던 변호사가 도와줄 것 같다”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런가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최 씨는 장 씨와 통화하고, “통화했다. 너희 이모 일단 들어오라고 하더라. 들어와서 해결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이후 최순실 씨는 나흘 뒤인 10월 30일 극비리에 귀국했고 다음날 검찰에 체포됐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