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무라인 소장파 약진

‘형님’ 벌판에 태풍 부나

	▲ 박형준 기획관(왼쪽), 김해수 비서관

청와대 2기 비서진 개편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 중에 이상득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던 소장파의 정무라인 진입이 눈에 띈다. 박형준 전 의원이 홍보기획관으로, 지난 18대 총선 때 인천 계양 갑 선거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해수 당협위원장이 정무비서관에 각각 내정됐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람 모두 맹형규 정무수석 지휘 아래 놓여 있지만 정무라인의 실제 기획은 두 사람의 손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기획관과 김 비서관은 지난 경선·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캠프의 핵심 정무 라인이었다. 이들은 BBK 사건 대응책부터 캠프 내 모든 전략·정무 기능을 전담하며 손발을 맞춘 전문가 그룹으로 통한다. 반면 맹 수석의 경우 ‘친박’으로 분류돼 대선 때는 요직에 있지도 않았다. 맹 수석은 주변에 정무 보좌 네트워크도 별로 없기 때문에 ‘박-김’ 라인에 밀려 ‘얼굴마담’에 그칠 것이란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박 기획관과 김 비서관이 청와대 정무라인의 핵심으로 떠오를 경우 소장파를 대표하는 그들과 이상득 의원 계보를 대표하는 맹형규 수석 등의 ‘동거’가 필연적으로 권력 투쟁을 초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박-김 라인 주변에는 정두언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와 실무 그룹이 버티고 있어 그들이 청와대 정무 라인을 ‘수렴청정’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박영준 전 비서관으로 대표되는 이상득 의원 그룹의 청와대 장악을 국정 운영 실패의 한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소장파와 이상득 의원 간 적절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권력을 운용할 복안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점에서 박-김 라인의 정무 기능 역할 성공 여부에 따라 소장파들의 약진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성기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