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과 화환은 거절…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만 식장 찾아 눈길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차남 정현(34)씨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홍 후보의 영상편지가 상영되고 있다. 임준선 기자.
아버지인 홍 후보는 선거 유세 일정 때문에 차남 결혼식에 불참했다. 정현 씨의 결혼식 날짜는 지난 해 9월 이미 정해져 있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선이 앞당겨지면서 선거운동 기간과 겹치게 됐다.
홍 후보 측은 결혼식에서 축의금과 화환을 일절 받지 않았다. 대선기간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홍 후보 측은 결혼식을 최대한 조용하게 치르려고 한 흔적이 역력했다. 유력 대선주자 차남의 결혼식이었지만 하객은 200명 정도만 참석했다. 유명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홍 후보는 선거캠프 관계자들에게도 ‘결혼식에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혼식에 현역 정치인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신연희 강남구청장만 참석했다. 김장실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눈에 띄었지만 현역 자유한국당 의원은 단 한 명도 식장을 찾지 않았다.
식장을 찾은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인 주 원내대표는 홍 후보와 어떤 인연으로 식장을 찾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홍 후보와 사시동기”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단일화 및 합당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주 원내대표가 식장을 찾은 것은 기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주 원내대표는 후보단일화나 합당을 염두에 두고 관계개선을 위해 식장을 찾은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웨딩홀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차남 정현(34)씨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홍 후보는 축의금과 화환을 일절 받지 않았다. 임준선 기자.
홍 후보 측은 결혼식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홍 후보 측은 “후보 본인도 참석하지 않았고 사적인 행사인데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항의했고 사진 기자들을 따라다니며 촬영을 막기도 했다.
이날 결혼식은 주례 없이 치러졌다. 신랑 신부가 각각 혼인서약서를 낭독하고 신부 아버지가 성혼선언을 했다. 홍 후보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들 부부를 축하했다.
홍 후보는 미리 녹화한 축하 메시지에서 “내 아들 정현아. 결혼하는데 아버지가 참석을 못 해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내가 주례까지 하기로 약속했는데 선거 때문에 참석을 못 해서 아버지로서 참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홍 후보는 “아내를 친동생처럼 아끼고 친누이처럼 아끼고 가족처럼 서로 하나가 돼서 다투지 말고 한 방향으로 보고, 너희의 꿈과 희망을 갖고 나가도록 부탁한다”면서 “안고 다녔는데 이제 나이가 서른이 넘어 결혼을 한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다복하게 손주 한 5명 낳아주고, 그러면 아버지가 다 키워주겠다”고 말해 하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