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문재인 대통령, 변호사 시절 수임한 주요 사건 들여다보니
#1987년 7월 5일 현대엔진 노조 결성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싶다” 당시 노동인권을 당당하게 말할 수 없었던 사회 분위기 속 만연했던 노동자 인권 침해. 문재인 변호사는 ‘현대’라는 대재벌에 맞서 싸워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데 힘 썼다. 그 덕분에 현대그룹 노조가 처음으로 등장할 수 있었고, 전국적인 노동자 투쟁으로 기록된 사건이다.
# 1980년 신귀영 간첩단 사건
전두환 정권 당시 ‘조총련 간부와 접선했다’는 이유로 모진 고문, 불법 감금을 받다가 끝내 ‘간첩’으로 내몰린 신귀영 씨와 그의 친척들. 징역 15년을 끝내고 출소한 신 씨는 문재인 변호사와 함께 재심 청구를 했다.
문재인 변호사는 “실망시키지 않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 싸워주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당시 대법원은 ‘유죄를 뒤집을만한 새로운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재심을 기각했으나 2007년 재심에선 무죄를 선고했다.
“처음부터 우리 사건을 맡아 사비까지 털어가며 우리를 도와준 문재인 변호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될 지 모르겠다” -신귀영 씨-
#1990년 1월 4일 엄궁동 2인조 살인사건
부산 엄구동 갈변에서 참혹한 모습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경찰의 조작 수사로 강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두 사람.그중 한 명은 시력이 나빠서 깜깜한 밤에 범행을 저지를 수 없었음에도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1년 뒤 문재인 변호사는 복역한 그들을 만나 재심에 나섰다. “그때 피해자들의 자백이 다 허위자백이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다. 그럼에도 재판에서 인정을 못 받았는데 지금까지도 한이 된다” -문재인 변호사-
하지만 최근 다시 길이 열렸다. 박준영 변호사가 문재인 변호사의 바통을 이어받아 엄궁동 살인사건의 재심을 추진하고 있다.
# 1989년 5월 부산 동의대 사태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일어난 비극. 시위를 하던 학생들이 경찰을 감금하고 방화해 7명이 죽은 사건. 민주화 운동자냐 방화치사범이냐 논란이 많았던 사건이지만 문재인 변호사는 “목숨을 잃은 경찰관이나 형을 살았던 학생들이나 모두 시대의 피해자”라며 “가해자가 있다면 그런 상황을 만든 독재정권”이라고 주장했다
#1996년 8월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 사건
남태평양에서 조업 중이던 온두라스 국적의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호’. 조선족 선원은 그곳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흉기로 찔러 바다에 던지는 방식으로 계획적 살해를 저질렀다
이 사건을 맡은 변호한 문재인 변호사는 ‘직업적 윤리의식’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변호사윤리규칙 제19조 1항(변호사는 의뢰인이나 사건의 내용이 사회 일반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수임을 거절하여서는 아니 된다)에 따라 인권변호사의 당연한 사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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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료는 받지 않습니다. 근로자 여러분을 돕고자 하니 어려운 일이 있으면 주저 없이 상담 문의 바랍니다” -변호사 노무현·문재인 법률사무소-
문재인 변호사는 소위 돈 안 되는 인권변호사로 사건들을 맡아오며 민주화 및 노동운동으로 구속된 노동자, 학생, 시민들을 위해 싸워왔다.
그는 사회 부조리와 맞서 싸우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 편에 서 온 인권변호사로 기억되고 있다.
기획·편집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