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기 시들, 스마트폰 발달로 판매 급감…상당수 단종
한때 GPS 거리측정기는 여성 골퍼들의 필수품이었다. 사진=파인디지털
국내 최초로 GPS 거리측정기를 선보인 회사는 유컴테크놀러지와 서원아이엔티다. 2011년 1월 유컴테크놀러지와 서원아이엔티가 공동으로 ‘보이스캐디’를 출시했고, 이듬해 3월 서원아이엔티가 ‘아이엠캐디’를 시판하면서 유컴테크놀러지가 ‘보이스캐디’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됐다.
보이스캐디와 아이엠캐디가 불티나게 판매되자 코스닥상장사인 블루콤은 ‘버디버디’를 자체 개발해 시판했고, 이후 데카시스템앤컨설팅의 ‘골프버디’, 제스티어의 ‘헬로캐디’, 세계프로골프협회(WPGA)의 ‘마스터캐디’ 등 10여 개 업체가 GPS 골프거리측정기를 선보이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각 업체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유컴테크놀러지(보이스캐디)는 음성형에서 시계형, 밴드형, 벨트형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했고, 서원아이엔티(아이엠캐디)는 언어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PGA 머천다이즈쇼에 참가하는 등 세계화 전략을 선보였다.
또 블루투스 및 스피커 음향부품업계의 기술력을 확보한 블루콤(버디버디)은 블루투스 기능을 장착해 라운드하지 않을 때에는 핸즈프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데카시스템앤컨설팅(골프버디)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스마트 전략을 내세웠다. 제스티어(헬로캐디)와 세계프로골프협회(마스터캐디)는 다양한 디자인과 조작의 간편화로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차별화 전략에 실패한 것일까. 보이스캐디와 아이엠캐디, 골프버디를 제외한 대다수의 GPS 골프거리측정기가 지난 2015년 이후 단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헬로캐디는 2년 전부터, 마스터캐디는 지난해부터 출시를 중단했다. 또 지난 3월 블루콤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버디버디 단종으로 인한 서비스 중단을 알렸다. 단 품질보증기간(구매일로부터 1년)과 보품보유기간(생산중단일로부터 1년)은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헬로캐디의 온라인총판을 맡았던 나라원 관계자는 지난 3월 “제스티어가 적잖은 개발비를 들여 헬로캐디를 출시했는데 몇 년 지나지 않아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며 “자금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헬로캐디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헬로캐디 홈페이지는 현재 차단된 상태며, 제스티어 측에 연락을 취해봤으나 대표전화가 결번으로 등록돼 있었다.
블루콤 측은 버디버디 단종 이유에 대해 국내 골프인구 정체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발전, 마케팅 부진으로 꼽았다. 블루콤 관계자는 “재고가 많이 남았지만, 손실이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단종하게 됐다”며 “GPS 거리측정기에만 매진한 중소기업들이 많은데 대부분 자금난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콤은 블루투스 음향 장비 주력 회사이기 때문에 버디버디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국내 및 세계 골프 시장에서 GPS 골프거리측정기를 판매하고 있는 유컴테크놀러지(보이스캐디)와 서원아이엔티(아이엠캐디) 측에 차별화 전략에 대해 문의했으나, 두 업체 모두 인터뷰를 거절했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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