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최명길 의원
이 개정안은 2012년 이른바 ‘국회선집화법’으로 도입된 ‘안건조정위원회’와 ‘안건의 신속처리’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법제사법위원회가 타상임위에서 넘어 온 법안의 본질적 내용은 손대지 않으면서 빠르게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우선 ‘안건조정위원회’의 위원 선임에 기한을 두도록 했다.
국회법에서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에 대해 상임위원회 재적위원 1/3 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최대 90일 동안 심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심사 결과 안건조정위에서 2/3 이상이 찬성할 경우에는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30일 이내에 의결하도록 해, 논란이 되는 안건이라도 최대한 정해진 기한 내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안건조정위원의 선임을 상임위원장에게 각 간사와 협의해 선임하도록 할뿐, 언제까지 선임하라고 정하고 있지는 않다. 이로 인해 상임위원장이 안건조정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안건조정위원회 자체가 아예 운영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상임위원장이 있을 경우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는 허점이 존재했다.
이에 최 의원은 위원 선임이 되지 않음으로써 안건조정위가 무력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3 이상이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구한 5일 이내에 위원장이 위원 선임을 하도록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어 개정안은 ‘안건의 신속처리’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안건의 신속처리’는 흔히 ‘패스트트랙’이라 부르는 제도로 이 역시 ‘국회선진화법’으로 신설된 대표적인 조항이다. 하지만 현행법에 따르면 위원 2/3 이상이 찬성해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했음에도 위원회 심사부터 본회의 처리까지 최대 330일이 소요되도록 기한을 두고 있어 ‘신속처리’라는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다.
이에 개정안은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상임위에서 최대 180일 동안 심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을 60일로 단축했고, 법사위 심사를 90일 이내에 마치도록 한 것을 15일로 단축했다. 법사위 심사 종료 이후 60일 이내에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한 것은 법사위 심사 종료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상정되도록 했다. 최대 330일 걸리는 신속처리 기간을 ‘최대 75일 이후 처음 본회의가 열릴 때까지’로 1/4 가량 대폭 단축한 것이다.
이와함께 개정안은 상임위에서 심사를 마치고 ‘체계·자구의 심사’를 위해 법사위에 회부된 안건에 대해, ‘법사위는 체계와 자구 외에 법률안의 본질적인 내용을 심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국회법에 규정된 ‘체계·자구의 심사’는 법률안의 위헌 여부, 관련 법률과의 저촉 여부 등을 심사하고 법규의 정확성, 용어의 적합성과 통일성 등을 심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법사위는 이에 해당하는 ‘체계·자구의 심사’만 해야 함에도, 그동안 법안의 내용까지 심사해 ‘상원’의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로 인해 타 상임위에서 치열한 논쟁과 심사 끝에 겨우 의결한 법안이 법사위에서 법사위원장이나 특정 법사위원에 의해 발목 잡혀 계류되었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19대 국회에서는 900여건의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된 채 자동폐기됐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도 현행 120일에서 절반인 60일로 단축했다.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회부된 안건을 이유없이 12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에게 본회의로 바로 부의요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6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는 경우’로 개정해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국회 본연의 역할인 입법기능을 제대로 살려 ‘일하는 국회’로 개혁하고자 발의한 것”이라며 “쟁점법안은 안건조정위를 통해 제대로 이견을 조정하고, 중요한 법안은 실효성있는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며, 나아가 법사위가 법안의 내용을 문제삼아 법안이 처리되지 않는 일이 사라진다면 국민에게 입법부로서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법 개정안’은 최 의원과 함께 최인호, 고용진, 노웅래, 박용진, 최운열, 김영주, 김성수, 이훈, 김두관, 유성엽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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