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증기관의 정품 증명서를 위조하는 등 밀수 기법 진화
세관에 압수된 가짜 말보로 담배
[대전=일요신문]육심무 기자 = 관세청은 세계 금연의 날인 31일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큰 가짜담배 47만갑 등 금년 1월부터 4월까지 233건, 100만갑, 시가 43억원 상당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관세청은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시세차익이 큰 담배 밀수 시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담배를 전략단속품목으로 지정해, 수입․반송화물, 여행자 휴대품 등 반입경로별로 전방위 단속을 펼쳤다.
그 결과 해외에서 생산된 가짜 담배를 정상 담배인 것처럼 위장 국내에 불법 수입하고, 컨테이너 입구 쪽에는 가구 등 정상화물을 배치하고 안쪽에는 담배를 숨기는 속칭 ‘커튼치기’ 수법의 밀수입 및 국내로 일시 반입한 담배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처럼 세관에 허위 신고한 후 실제로는 국내로 빼돌려 밀수입한 사건 등을 적발했다.
정상 담배 가장 위조 담배 수입 사건
해외에서 담배를 컨테이너에 숨겨 밀수입하는 전통적인 담배밀수 수법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인증기관의 정품 증명서를 위조하여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47만갑)의 가짜담배를 정상담배로 위장 수입했다.
가짜담배 단일사건 적발 실적을보면 지난 2009넌 2월 35만갑, 2010년 6월 10만갑 2016년 6월 15만갑 등이었다.
이들은국내에서 불법 담배 시중 유통단속이 강화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가짜담배를 국내로 수입하지 않고, 곧바로 담배 해외판매업체에 넘겨 해외 교포들에게 소량씩 분할 수출하였고, 그 와중에 우리나라를 경유해 해외로 수출되는 가짜담배를 세관에서 대부분 압수(33만갑)하여 담배 수요자가 정상담배의 유해성 기준에 미달하는 가짜담배에 노출되는 사례를 미연에 방지했다.
정상 담배 가장 위조 담배 수입을 보면 담배를 수입해 오던 박모 씨(남, 56세)는 잡화를 파는 외국 온라인 마켓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유럽 에스토니아인 남성 V씨를 접촉하여 가짜 말보로 담배를 주문하였고, 2016년 10월 6일과 11월 3일, 2차례에 걸쳐 아랍에미리트에서 인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국내 반입된 가짜 말보로 담배 47만갑(약 21억 원 상당)을 부산 소재 보세창고에 입고한 후, 해외 교포를 상대로 담배를 판매하는 수출업자들에게 양도하여 해외로 공급하던 중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담뱃갑에는 스위스에서 제조된 것처럼 원산지가 스위스산으로 인쇄(Made in Switzerland)되어 있었는데, 그간 사례로 보면 중국에서 불법 제조되어 동유럽 등지로 밀수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에 대기하고 있다가 국내 반입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모 씨는 가짜담배를 정품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스위스의 세계적인 물품 검사․인증 전문기업인 에스지에스(Société Générale de Surveillance S.A.)에서 발행한 ‘담배 정품 증명서’를 위조하여 구매업자들에게 교부하기도 하였다.
인도네시아 담배
커튼치기 수입 담배 밀수입 사건
인도네시아와 우리나라에 가구제조 공장을 가지고 있고 국내에서 가구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이모 씨(남, 50세)는 자신의 국내 가구공장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6년 8월경 불법체류자로 적발되어 인도네시아로 강제 추방된 인도네시아인 남성 M씨로부터 2016년 9월경 인도네시아 담배의 국내 밀수 제의를 받았다.
그는 2016년 11월 7일부터 2016년 12월 3일 사이 3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 담배 7만2,850갑(약 2억8천만원 상당)을 정상 수입되는 컨테이너 화물(의자, 소파 등 가구) 안쪽에 숨기는 일명 ‘커튼치기’ 수법으로 밀수입하거나 밀수입을 시도하다 세관의 컨테이너검색기 검사에 의해 적발되었다.
M씨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1갑당 1,500원하는 인도네시아 담배를 1갑당 850원(수출담배에는 제세 제외)으로 이모 씨에게 공급하였고, 이모 씨는 담배 1보루당 9천원의 수수료를 받고 이를 해외 공급조직과 연계된 인도네시아인 B에게 넘겨 국내에서 1갑당 3,500원 가량에 판매하게 했다.
그간 담배밀수 사건에 대한 분석결과 외국 메이저 브랜드 담배가 아닌 외국담배(예: 인도네시아, 러시아 담배)는 주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담배생산국 국민들(예: 인도네시아인, 러시아인)이 소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도네시아산 담배는 타르, 니코틴 등 유해 성분이 국산 담배 보다 많게는 25배 이상 들어 있어 건강에 더욱 해로운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담배 밀수조직이 담배에 부과되는 담배소비세 등 제세, 부담금 등을 탈루하여 850원에 밀수한 담배를 3500원에 판매해 4배 가량 폭리를 취했다.
컴퓨터 본체로 위장해 밀수한 담배
허위 수출 수법 담배 밀수입 사건
부산 자유무역지역 입주업체에 근무하던 강모 씨(남, 43세, 밀수총책)와 김모 씨(남, 26세, 판매책) 등 4명은 브로커를 통해 확보한 해외에 보관 중인 우리나라 수출담배 뿐만 아니라 외산담배를 국내로 반입하면서 수입통관하지 않고, 외국물품 상태로 자유무역지역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비교적 담배가 비싼 국가(예: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 거주하는 해외 교포를 상대로 인터넷으로 담배를 주문받아 판매하는 사업을 했다.
자유무역지역에는 관세법에 따른 세관의 통제가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밀수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해 세관에는 실제 주문받은 수량보다 과다하게 수출신고한 후, 실제 주문받는 담배는 해외로 정상 수출하고 차이나는 수량은 국내로 불법 반입하는 수법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1월경까지 68회에 걸쳐 담배 약 4만여 갑(약 1억6천만 원 상당)을 밀수입해 부산 사하구 내 장림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등에게 판매하다가 세관에 적발되었다.
세관의 통제가 제약된 자유무역지역에서 해외 수출하는 것처럼 꾸며 담배를 국내로 빼돌리는 동시에세관에 허위로 수출신고하고 국내로 밀수입한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실제 해외로 발송하는 택배상자 속에 밀수입 담배의 중량만큼 과자 등을 대신 채워 넣어 전체 중량을 세관 신고 중량과 일치시키는 등 범죄수법이 한층 진화했다.
관세청 윤이근 조사감시국장은 “암시장에 판매할 목적으로 수출․밀수입하는 방식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가짜담배 밀수에 대해 좀 더 세심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밀수 담배 등의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수사기관의 개별적인 담배밀수 적발 실적을 취합해 담배밀수 적발 통계를 통합관리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한글 흡연경고 문구가 없는 담배나, 면세용 표기(Duty Free) 담배 등 밀수 가능성이 높은 담배의 불법 수입‧유통 행위를 발견하면 ‘125관세청콜센터’로 적극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