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젠고, 신민준 꺾고 첫 대국 승리…21일 32강전 치러
피하고 싶은 상대 딥젠고를 만난 신민준(오른쪽)은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토너먼트 세계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딥젠고는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모두가 꺼려하던 상대였지만 하필 유망주 신민준이 첫 상대가 됐다.
[일요신문] 더 강력해져 돌아온 인공지능 딥젠고가 본선 첫 판에서 완승을 거두고 몽백합배 우승에 청신호를 밝혔다.
6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Mlily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64강전에서 딥젠고가 신민준에게 승리를 거두며 32강에 진출했다. 딥젠고는 일본 도쿄대학 연구실과 일본기원의 협력, 그리고 IT기업 도완고가 개발 환경을 제공하며 2016년 3월에 발족한 ‘딥젠고 프로젝트’에 의해 개발 중인 AI바둑이다.
지난해 11월 제2회 바둑 전왕전에서 조치훈에게 1승2패를 기록했고, 지난 3월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선 미위팅과 박정환에게 연거푸 종반 역전패를 당했으나 그 후 이야먀 유타에게 승리한 바 있다. 과연 인공지능이 전 세계 일류기사가 총 출동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18명이 본선 64강에 이름을 올렸던 한국은 6명만이 살아남았다. 주최국 중국은 37명 중 22명, 일본은 3명 중 2명이 승리를 거뒀다. 남은 2장은 인공지능 딥젠고와 미주 대표에게 돌아갔다.
랭킹1위 박정환은 만만치 않은 상대 퉈자시에게 불계승을 거뒀고, 이세돌과 박영훈, 최철한 등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여기에 나현은 강동윤과의 형제대결에서 승리를 거뒀고, 한태희는 강호 미위팅을 꺾고 32강에 합류했다.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열린 64강 토너먼트 전경. 한국은 6명만이 32강에 올랐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대진운이 한국에 따라주지 않은 것이 한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신진서와 신민준이 한 조에 묶인 데다 유망주 신민준은 첫판부터 원치 않은 상대 딥젠고를 만나 석패했다. 64강 상대 왕하오양을 꺾을 경우 딥젠고를 상대하게 됐던 신진서 역시 왕하오양에게 발목을 잡혔다.
이밖에 한승주는 다 이긴 바둑을 사활 착각을 범하며 중국 여자신예 루민취안에게 덜미를 잡혔고 통합예선 티켓을 싹쓸이했던 4명의 아마추어는 각각 이세돌, 탕웨이싱, 탄샤오 등 강자들을 만나 전멸했다.
32강 대진 역시 운이 따른 편은 아니다. 몽백합배는 국가 간 배려 없이 추첨을 통해 다음 64강전, 32강전 대결을 벌이는데 32강전에서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이 대결을 펼치게 됐다. 박정환은 퉈자시에 이어 저우루이양을 상대하게 돼 역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한편 토너먼트 세계대회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딥젠고는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하나로 손색없음을 보여줬다. 신민준을 상대한 딥젠고는 알파고 못지 않은 반면운영 끝에 불계승을 거뒀다. 다음 상대는 중국의 왕하오양.
32강전은 하루 휴식을 갖고 21일(수) 같은 장소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속개될 예정이다.
전기 준우승의 이세돌은 아마추어 박종욱을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제3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의 본선 64강과 32강, 8월 예정인 16강과 8강은 단판 토너먼트로 열리며 3번기로 진행되는 4강은 11월에 열린다. 대망의 결승전은 12월 29일부터 내년 1월까지 5번기로 세 번째 우승자를 가린다.
국제바둑연맹(IGF)이 주최하고 중국 위기협회가 주관하는 몽백합배의 제한시간은 통합예선부터 준결승 3번기까지는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며, 결승 5번기는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를 준다. 상금은 우승 180만 위안(한화 약 3억 원), 준우승 60만 위안(한화 약 1억 원)이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