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가의 비극보다 무서운 ‘관절염’
▲ 캐롤라인 케네디 | ||
먼저 관절염. 그녀의 손은 빨갛게 변하면서 할머니의 손처럼 쭈글쭈글 시들고 있다. 문제는 그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48세인 캐롤라인은 그동안 관절염 치료제인 ‘바이옥스(vioxx)’라는 약과 조심스럽게 짠 식단으로 병마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바이옥스가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판매가 중단되면서 효능이 그것보다 떨어지는 약들을 복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따라 캐롤라인은 심각한 통증에 시달리게 됐다.
아이 셋의 엄마인 캐롤라인은 가능하면 밝게 살려고 하지만 통증이 찾아올 때는 감정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유일한 혈육인 남동생까지 잃고도 씩씩하게 살아온 그녀지만 케네디 가문 특유의 정신력으로 버텨내기엔 관절염의 고통이 너무 컸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손의 모습이 변해가는 것도 여자인 캐롤라인에게는 참기 힘든 부분이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손이 10여 년 전 1백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친할머니 로즈의 손처럼 변해간다고 슬퍼하고 있다.
병이 깊어질수록 점점 멀어지는 남편과의 사이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년이 가깝게 결혼생활을 해 온 남편 에드 슐로스버그와의 관계가 지금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는 것. 박물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에드는 이미 수년 전에 집을 나가 현재 부부는 별거중이다. 아주 특별한 기념일에나 아이들을 위해 1~2번 정도 만나는 것이 고작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된 데는 캐롤라인이 겪은 비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특히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 채 흔들었던 1999년 남동생 존 F.케네디 주니어의 비극적인 죽음과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는 관절염의 고통이 결정적이었다.
한 소식통은 “에드는 캐롤라인의 고통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감싸주지는 못했다. 결국 그녀는 혼자서 모든 것을 처리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부부 간의 신뢰관계가 무너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고 캐롤라인이 인생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힘겹게 책을 집필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울러 그녀는 자신이 주관하는 자선행사 준비에 소홀하지 않고 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