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꼭 가겠다” 강한 의지가 의혹만 키워
병무청은 6월 중순 유아인의 병역 면제를 결정했다. 이 사실은 같은 달 27일 공개됐다. 유아인의 소속사 UAA는 곧바로 “기존 질환으로 인해 병무청으로부터 현역 자원 활용불가 즉 병역 면제 판정을 통보받았다”며 “배우의 건강 문제를 최우선에 두고 치료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아인의 병역 면제 사유는 오른쪽 어깨 골종양 악화로 알려지고 있다. 2013년 영화 <깡철이> 촬영 도중 오른쪽 어깨 근육 파열 부상을 입은 그는 2014년 영화 <베테랑> 촬영 때 부상 부위가 악화됐다. 2015년 첫 번째 신체검사에서 어깨 근육 파열과 함께 골종양 진단을 받았고 이후 치료를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다 2016년 11월에는 왼쪽 빗장뼈 골절 추가 부상까지 입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유아인은 자신의 부상 공개를 꺼렸다. 개인정보인 데다 몸 상태와 관련한 사안이라 더 신중을 기하고 싶었기 때문. 하지만 조용하게 치료를 받고 입대 준비를 하겠다는 그의 의지와 무관하게 병무청의 신체검사와 재검을 반복해 받는 사실은 차례로 공개됐다. 그렇게 의혹은 쌓여만 갔다.
영화 ‘좋아해줘’ 홍보 스틸 컷.
사실 유아인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마음껏 작품 활동에 나서지 못한 채 군대 문제와 관련해 2년간 시달려왔다. 유아인의 입대 문제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 시기는 지난해 3월부터다.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마치고 입대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차일피일 복무가 미뤄지면서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유아인의 입대 문제는 그 자체로 연예계의 뜨거운 관심사이기도 했다. 2015년 주연한 영화 <베테랑>의 성공과 이어진 또 다른 주연작 <사도>의 연속 흥행으로 인해 20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덕분이다. 입대를 앞두고 드라마 한 편을 더 소화하고 싶다는 뜻에서 그는 <육룡이 나르샤>로 향했던 터였다. 하지만 이를 마치고도 그의 입대 날짜는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논란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올해 2월 골종양 투병 사실이 밝혀졌다. 그제야 의혹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지만 말끔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유아인은 “부상과 건강 문제는 나의 불행이지 병역 기피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며 “국민의 의무를 이행하고 사명을 다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면제 판정을 받을 때까지 유아인은 1년 6개월 동안 총 5차례에 걸친 신체검사를 받았다. 2015년 12월 1차 검사를 시작으로 2016년 5월과 12월, 올해 3월 14일 받은 신체검사에서 전부 병역 판정 보류에 해당하는 7급(재신체검사 대상)이 나왔다. 이에 5월 22일 5차 검사를 실시했고 한 달여 만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골종양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등 개인적인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소속사는 “완치를 위해 치료에 전념하도록 돕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 유아인의 면제, 배우 활동에 미칠 영향
병역 면제 판정으로 유아인의 향후 활동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대중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군대 이슈인 데다 부상의 여파로 면제 판정까지 받은 만큼 연기 활동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아인은 6월 3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소화하고 어깨 치료를 받으며 병무청 통보를 기다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최근 2∼3개월 사이 영화계에서는 그가 평소 가깝게 지내는 영화감독이 준비하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해왔다. 하지만 면제 판정을 전후로 작품 활동에 대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유아인의 입대 의지와 달리 병무청의 면제 판정을 받아든 그를 향한 일부 누리꾼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도 이어진다. 악성댓글은 물론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서도 군대 문제를 둘러싼 의혹 제기도 있다. 침묵하던 유아인도 악의적인 공격이 잇따르자 3일 SNS에 서태지의 노래 ‘인터넷 전쟁’의 가사를 게재하면서 에둘러 마음을 드러냈다. 서태지가 2000년에 발표한 6집 앨범에 수록한 이 곡은 인터넷의 익명성에 관한 내용. 유아인이 자신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소속사 역시 의혹 차단에 나섰다. 무엇보다 유아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개인의 병명 등 개인정보가 수차례 공개되는 상황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속사 UAA는 “건강상의 문제와 이로 인한 신체·정신적 고통은 누구도 쉽게 짐작하거나 대신할 수 없는 철저한 개인의 문제”라며 “불가피한 병역 면제의 판정이 야기할 수 있는 경력상의 문제들 역시 온전히 배우 개인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아인의 군대 이슈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가수 서인국의 군대 기피 의혹까지 불거졌다. 서인국은 골연골병변을 사유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입대를 연기했다.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 데도 치료하지 않고 3월 31일 현역으로 입대해 신병교육대대에서 귀가 명령을 받고 최종 면제판정이 내려진 사실이 폭로돼 비난에 직면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