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신격호 호, 재벌 창업주 경영시대 종결···집무실은 언제 빼나?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씁쓸한 퇴장” 신 총괄회장이 롯데그룹 전 계열사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9일 롯데알미늄은 이사회를 열어 기타비상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신 총괄회장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1966년 롯데알미늄의 전신인 동방아루미공업을 세운 지 51년 만으로 신 총괄회장은 마지막까지 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던 롯데알미늄에서도 물러나면서 한일 롯데 계열사 중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곳은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롯데 관계자 등은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1∼2년 전부터 임기가 만료된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와 호텔롯데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5월에는 롯데자이언츠 등기이사직도 내려놓는 등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모양새였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롯데그룹의 모태이자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2선 퇴임을 공식화했다.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최근 대법원이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인을 지정하도록 결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실권 없는 명예회장직만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롯데 창업주 신 총괄회장의 이사직 퇴임으로 국내 주요 재벌그룹 중 창업주가 경영을 이끌던 창업주 경영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는 명동 롯데호텔 신관 새단장을 위해 공사에 들어갔지만, 34층에 위치한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때문에 전면적인 공사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롯데그룹 측은 신관 개보수 공사 시작과 함께 바로 옆 본관 건물 34층에 동일한 공간을 마련했지만, 후견인을 자처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입장을 내세워 이주를 거부했다. 신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스코 여사까지 나서 이전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입지도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