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펫밀크, 기존 락토프리 우유에 영양 성분 첨가” 주장…서울우유 ”별도 기술 투입“
서울우유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가 락토프리 우유와 영양 성분만 다를 뿐 동일한 제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우유 홈페이지 캡처.
서울우유가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를 출시한 건 지난 1월. 당시 서울우유는 서울우유중앙연구소와 수의사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했으며, 신선한 원유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별도의 펫밀크 전용설비를 통해 생산된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익명을 요구한 수의사는 “반려동물은 유당분해효소가 거의 없어 사람들이 마시는 일반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한다”며 “아이펫밀크 연구·개발에 참여한 선배로부터 아이펫밀크와 락토프리 우유가 영양성분만 다를 뿐 기술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 아이펫밀크가 반려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된 건 기술력이 아닌 마케팅의 성공이라고도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우유의 락토프리 우유인 ‘속편한 우유 저지방’과 반려동물 전용 우유인 ‘아이펫밀크’의 원료를 비교해 보면, 국산 원유 99% 이상과 소량의 락타아제 성분이 첨가된 점은 동일했다. ‘아이펫밀크’에는 비타민, 칼슘, 콜라겐, 타우린, 유카추출물 등의 영양분이 첨가돼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아이펫밀크에는 락토프리 우유와는 다른 별도의 기술력이 투입됐다”면서도 “영업기밀이라 어떤 기술력이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며 “사람이 마시는 우유와 반려동물이 마시는 아이펫밀크의 생산공장이 다르며, 아이펫밀크는 액상사료로 등록돼 있다”고 강조했다.
20년 이상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반려동물 간식을 판매하고 있는 또 다른 수의사는 “락토프리 우유와 별반 차이 없어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아이펫밀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동물용 의약품이 아니다. 누구나 사업등록증만 발부받으면 동물용 간식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서 문제 삼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아이펫밀크’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아이펫밀크(180㎖)의 대형마트 권장소비자가는 2300원. 반면 락토프리 우유 ‘속편한 우유 저지방’의 권장소비자가는 180㎖가 900원, 900㎖가 3000원(2016년 기준)이다. 아이펫밀크가 락토프리 우유에 비해 2.6배가량 비싼 셈이다. 반려동물 애호 분위기에 서울우유가 편승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아이펫밀크는 액상사료로 등록돼 일반우유가 생산되는 공장에서 생산할 수 없고 별도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유통구조 또한 일반우유와 달라 소비자가격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