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자작나무숲에서 출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강지식)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 발간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받게 될 인세를 압류해달라고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접수했다.
법원이 검찰 측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받게 될 인세는 추징금으로 국고에 환수된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6년 1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으로 추징금 2205억 원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재산이 29만 원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추징금 납부를 회피했다.
이에 국회는 추징금 집행 시효를 2020년까지 연장하는 일명 ‘전두환 추징법’(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을 만들었고, 검찰은 이를 근거로 2013년 특별환수팀을 구성해 추징금 환수에 나섰다.
그럼에도 정부가 지금껏 환수한 추징금은 총 1151억 5000만 원으로 전체 추징금 부과액의 52.22%에 불과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올해 4월 총 3권으로 구성된 ‘전두환 회고록’을 출간했다. 하지만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광주사태 치유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주장해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5·18기념재단 측은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왜곡한 내용을 담은 회고록 출판과 배포를 금지해달라는 등의 가처분 신청을 했다. 광주지법도 “표현의 자유 한계를 초과해 5·18의 성격을 왜곡하고, 5·18 관련 집단이나 참가자 전체를 비하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평가를 저해했다”며 이를 받아들여 현재 회고록 1권은 유통이 중단된 상태다.
한편 ‘전두환 회고록’과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의 인세 수입 계약과 정확한 판매부수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2만 권 이상 팔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 인세가 10%로 책정돼 있을 경우 2만 권에 해당하는 인세 수입은 4600만 원 수준이다.
이 회고록을 펴낸 출판사 ‘자작나무숲’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 시공사 대표가 소유한 출판사 ‘음악세계’의 자회사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