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활용하는 동시에 닭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구성된 농장에서 생산
경주 농장에서 일하는 여기혁 대표 모습 (사진제공 킹스파머스)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최근 살충제 초과검출 계란으로 전국이 계란 파동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 살충제’ 자연 유기농 계란을 생산하는 사람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 포항시에 있는 K농장 여기혁 대표다. 자연 유기농 계란을 생산하다 보니 농장 출하가격이 100원 정도인 일반 계란에 비해서 여 대표의 계란은 1000원이다. 투자비용과 운영비용이 크기 때문인데, 여 대표는 가업인 아버지의 양계장을 이어 받아 어려움 속에서도 기존 공장식 계사에서 벗어나 자연순환 유기농법으로 닭에게도 좋고 사람에게도 좋은 계란 만들기를 하고 있다.
- 계란 가격이 1000원이면 일반 계란보다 10배나 비싸지 않나
“소비자들이 일반 계란에 대해 알아야할 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닭은 거의 대부분이 공장식 계사다. 좁은 공간인 케이지에서 두 마리가 사는데, 닭의 체온이 40도가 넘는다. 게다가 털옷을 입고 있고 닭은 땀샘이 없어 날개를 들어서 열을 식혀야 하는데 날개를 들 공간이 없다. 그 스트레스 때문에 보통 15년까지 사는 닭이 1~2년 안에 폐사된다. 그 스트레스가 계란에 그대로 들어간다.
또 그런 스트레스를 못 견디는 닭들은 부리로 서로 상대방의 항문을 쫀다. 나중엔 항문이 없어지고 내장이 밖으로 흘러나와 죽는다. 이걸 막기 위해 병아리 때부터 부리 자르기를 한다. 신경이 부리에 다 있는 병아리를 마취도 없이 부리를 자르면 그 고통은 엄청나다. 그 스트레스도 계란에서 검출된다.
더구나 요즘 계사는 무창계사라고 창이 없는 좁은 공간 속에 닭들을 넣어 두고 전등을 켜두면 닭들은 낮인 줄 알고 계속 먹이를 먹는다. 닭이 잠을 안자고 계속 먹이를 먹게 해서 계란을 많이 낳게 하는 것이다”
- 먹이도 계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겠죠
“닭은 소나 돼지에 비해 단순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먹는 게 그대로 계란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닭들은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먹는다. 농약에 반응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것이다.
세포를 두르고 있는 지방산은 오메가3과 오메가6이 1대 1 되어야 좋다. 그런데 옥수수는 오메가6만 많다. 닭들이 먹은 이것이 계란에 들어가고 그걸 사람이 먹으니 우리 몸에 좋을 리가 없다. 최근 한국인에게 성인병이 급증한 이유가 바로 짐승들이 먹는 이 옥수수 사료 때문이라고 한다. 세포가 노화되고 피가 더러워지고 암이 생기는 것이다”
- 최근에는 계란에서 살충제도 검출되지 않았나
“닭들은 흙 목욕을 좋아한다. 흙 목욕을 통해 자기 몸에 붙은 이를 제거하는데, 좁은 케이지에서 이건 불가능하다. 결국 살충제를 뿌리는데 그것을 닭이 먹게 되고 계란에서도 발견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계란을 일반 마트에는 내놓지 않는다죠
“회원제로 그날 아침에 낳은 계란을 오후에 소비자들에게 배송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 농장에서 낳은 계란이 집하장에 모여, 산란 날짜가 아닌 포장날짜를 찍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마트에 나오기도 전에 상당부분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 직영 농장이 경주에 있다죠
“자연통풍이 가능한 넓은 곳에서 닭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계사를 만들었다. 먹이도 유전자변형 옥수수 사료 대신에 친환경 농장에서 생산된 10여 가지 곡물 천연재료를 발효과정을 거쳐 먹인다. 미네랄을 품은 산야초를 30% 이상 섞여 먹이고 물도 토착 미생물로 배양한 것을 고집하고 있다. 좋은 먹이가 계란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대개 양계농장들이 닭똥 냄새 때문에 골치를 앓는데 비해 우리 농장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자연순환형 유기농법이라고 한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먹이를 먹고 자란 닭들은 건강할 수 밖에 없고 그런 닭들이 낳은 계란은 건강할 수 밖에 없다”
한편, 경주시 천북면에 위치한 여 대표의 농장은 삼면이 야트막한 야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오천여 평의 청정지역에 위치하고 현재 1만 8000수를 사육하고 있다. 특히, 약초란을 생산하는 계사는 일반적인 공장식 계사가 아닌 자연을 활용하는 동시에 닭들이 그 안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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