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순간 군복 입은 강하늘·이준 ‘손해 보는 장사 아녜요’
훈련소 입소 영장을 받아든 스타들의 선택은 조금씩 다르다. 전성기 인기를 얻을 때 과감하게 복무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대한 입대를 늦춰 좀 더 많은 작품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도 있다. ‘쿨하게’ 자원입대하는 스타의 경우 대중의 호감을 높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 하지만 지나친 활동 욕심이 오해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
강하늘. 영화 ‘청년경찰’ 홍보 스틸 컷.
여름 극장가에서 몸값을 높이고 있는 강하늘은 9월 11일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 전문특기병으로 입대한다. 자원입대하는 그는 “군 복무 동안 지난 연기 활동을 돌아보고 다가올 날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강하늘은 현재 극장가에서 단연 돋보이는 흥행성과를 내는 주인공이다. 박서준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청년경찰>이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진가를 증명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개봉한 또 다른 주연영화 <재심>을 통해서도 그는 26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는 등 왕성한 스크린 활동을 통해 어김없이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청년경찰>의 흥행으로 또 다른 섭외 요청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강하늘은 더 이상 군 복무를 미루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자원입대를 결정했다. 작품의 성공을 즐길 새 없이 뒤도 안보고 현역 입대를 결정한 뚝심의 행보다.
연기자 이준도 비슷하다. 시청률 30%를 넘나드는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의 인기 주역으로 꼽히는 그는 드라마 종영 직후인 10월 24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한다.
이들의 선택은 ‘정점에서 떠난’ 몇몇 톱스타의 입대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 현빈, 송중기 등 스타들은 출연작의 성공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시점에 나란히 현역으로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입대 전 쌓은 인기가 복무 내내 이어졌다.
강하늘과 이준 역시 입대 직전 그동안 작품 활동 가운데 개인 최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청년경찰>은 지금 추세라면 400만 관객까지 무난하게 이어질 전망. 강하늘이 보유한 개인 최고 성적인 영화 <스물>로 거둔 304만 관객 기록은 이미 넘어섰다. 이준 역시 <아버지가 이상해>를 통해 자신의 출연 드라마로는 최고 기록을 맛본 것은 물론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에게 그 존재를 알리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 ‘멈춘’ 이종석, ‘논란’ 서인국
군 입대 문제로 난처한 상황에 처한 스타도 있다. 연기자 이종석은 입소 날짜를 일주일 앞두고 복무를 미뤘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연기 활동에 집중하려는 의욕 때문이다. 가수이자 연기자인 서인국은 올해 3월 입대했지만 훈련소에서 진행하는 신체검사 결과 질병을 이유로 재검 판정을 받아 입소 4일 만에 퇴소했다. 그 과정에서 군 복무 면제 사유인 질병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먼저 이종석은 사회복무요원 대체복무를 위한 ‘8월 10일 훈련소 입소 통지’를 받았지만 이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복무를 연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입대가 또래보다 늦어 죄송하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종석. 영화 ‘리턴투베이스’ 홍보 스틸 컷.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이종석의 입대 연기 결정은 24일 개봉하는 영화 <브이아이피>와 9월 방송 예정인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주연배우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또 다른 작품 출연 역시 조심스럽게 타진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종석은 영화에서는 아직 대표작을 만들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이번 <브이아이피>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데뷔하고 처음 극악한 연쇄살인마를 맡고 기존 이미지를 뒤엎는 도전을 통해 관객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종석은 “한번쯤 남자들의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힘을 빼면서 역할을 완성했다”고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어떻게든 올해 하반기까지는 작품 활동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인국의 처지는 더욱 난처하다. 병역 기피 의혹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군대 면제 판정 사유인 왼쪽 발목 골연골병변(박리성 골연골염) 질병을 미리 알면서도 제때 치료하지 않아 면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인국은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입영을 연기했다. 당시 서인국이 병무청에 제출한 연기 사유 역시 골연골병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년 전 질병을 인지했고,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서인국은 군 면제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예민한 군대 문제인 만큼 구체적인 입장 발표는 없지만 ‘일부러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부분만큼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어쨌든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서인국은 경솔한 태도로 누리꾼의 뭇매까지 맞고 있다. 제대 직후인 이달 초 소속사를 이적한 그는 다양한 연기활동을 벌이겠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군 복무 의혹과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중 정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활동에도 난항이 예상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