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남 김 대리, 왜 그렇게 잘나가나
자식, 친구, 직장의 선후배 등 타인을 내 뜻대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간단한 심리 테크닉만 익히면 타인을 ‘조종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고 한다.
나이토 씨는 대인관계에서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상대방 홀리기’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홀린다’는 말은 속임수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심리학적인 관점은 다르다. 바로 상대의 기분을 띄워줌으로써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면서 비즈니스도 성공할 수 있으니 참고해 보면 좋을 것이다.
[1] 라벨 붙이기
나이토 씨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라벨 붙이기’ 기술이다. 상사가 부하에게 지시를 내릴 때 피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은근슬쩍 말로 구워삶으려 하는 태도다. 상사가 아무리 말을 돌려서 부드럽게 말하더라도 부하에게는 어차피 지시나 명령으로 들릴 뿐이이다. 이럴 때 부하가 기분 좋게 상사의 지시에 따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부하를 칭찬하면서 거절할 수 없도록 만드는 ‘라벨 붙이기’가 유용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네의 능력을 믿을 수 있기 때문에” 혹은 “언제나 일처리가 꼼꼼하니까”와 같이 ‘너는 이러한 사람이다’라는 긍정적인 ‘라벨’을 붙이면 된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기대를 받으면 이를 저버리기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상대의 호감과 신뢰를 얻게 되면 그 다음 일은 순조롭게 풀린다는 점이다.
[2] 애매한 말로 상대를 띄우기
비즈니스에서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말이 “그거 나쁘지 않은데”라는 말이다. 이 말은 긍정에 가깝지만 부정의 뉘앙스도 살짝 담겨있다. 이와 같이 ‘일단 긍정한 후 부정하는 것’이 상대를 띄우면서 일을 시키는 포인트다.
예를 들어 부하가 새로운 기획을 프레젠테이션 할 때 상사가 “그거 나쁘지 않은데 ○○을 조금 더 보강하면 어떨까”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부하는 어느 정도는 인정을 받았다는 기분과 함께 더욱 분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특히 매사에 ‘2% 부족한’ 자신감 없는 부하의 의욕을 돋울 때 사용하면 좋다.
[3] 말끝에 ‘이~’를 붙여 웃기
잘생기거나 예쁠수록 타인의 호감을 쉽게 얻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특별히 잘생기지도 않고 예쁘지 않은 사람이라도 호감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늘 웃는 얼굴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 실실 웃을 수도 없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어떻게 웃어야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모든 문장의 끝에 소리를 내지 않고 ‘이~’를 붙인다는 기분으로 이야기를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를 말할 때와 웃을 때의 입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회사의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이런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하니 효과는 이미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4] 분위기 좋을 때 일어서기
비즈니스에서는 이야기를 끝내거나 자리를 뜨는 타이밍도 다음 만남이나 일의 진행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면서 자리를 뜨는 최고의 타이밍은 바로 ‘분위기가 한창 업됐을 때’다.
나이토 씨에 따르면 “떠날 때의 인상은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때문에 우물쭈물하거나 지나치게 서두르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고 한다. 대화가 한창 무르익어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상대는 뭔가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이때 “그럼 다음에 또 천천히 이야기하죠”라고 하면 상대도 안 된다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고 하는데 특정한 일을 하는 도중에 멈출 경우 그 일을 계속해서 수행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욱 기억을 잘한다는 것이다. TV 드라마 등에서 한창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질 때 ‘다음 회에 계속…’이라는 자막과 함께 끝나는 것도 시청자가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시청하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