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수다로 ‘마음의 피로’ 풀어라
돌연사의 사인은 대부분 심장질환과 뇌질환이다. 최근에는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도 돌연사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래의 체크리스트는 일본 주간지 <스파!>에 실린 각각의 질환을 대표하는 병에 대한 설명과 그 전조 증상이다. 해당되는 항목이 많을수록 돌연사의 위험이 높아진다.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전조증상을 숙지해 몸과 마음의 이상을 빨리 감지해내는 것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돌연사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것이 바로 수면습관과 식생활이다.
수면습관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당연한 수면습관을 지키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많다. 이는 큰 문제다. 수면은 깊은 잠인 ‘서파(徐波)수면’과 얕은 잠인 ‘렘(REM)수면’으로 나뉜다. 몇 시에 잠자리에 들건 상관없이 취할 수 있는 서파수면과는 달리 렘수면은 밤 11시부터 아침 7시 사이에만 일어난다. 밤새도록 서파수면과 렘수면이 번갈아 일어나야 몸과 마음의 피로에서 회복될 수 있는데, 야근이나 밤 근무 등으로 렘수면이 부족하면 다음날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하더라도 이틀에 한 번은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매일 5시간밖에 못 자면 피곤하기는 해도 몸이 적응을 하기 때문에 돌연사를 유발하진 않는다. 문제는 잠을 자는 리듬이 깨질 때 일어난다. 평일에는 계속 수면부족 상태였다가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휴일에 돌연사가 많아지는 것도 리듬의 변화 때문이다. 최소한 수요일과 금요일만이라도 빨리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인다면 주말을 포함에 이틀에 한 번꼴로 일찍 잠자리에 드는 리듬을 만들 수 있다.
하루의 스트레스를 수다로 날린 후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는 잠(렘수면)에 영향을 미쳐 악몽을 꾸게 만든다. 보통 집에 돌아와서 잠이 들기까지 약 9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 시간 동안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털어내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식생활
우선 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은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고기를 서서히 줄여 생선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생선의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식사는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다. 밥을 먹으면 혈당치가 올라가면서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가 자극이 된다. 그러나 밥을 빨리 먹으면 뇌가 포만감을 느끼기도 전에 이미 과식을 한 상태가 된다. 따라서 오랫동안 씹으면서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외식을 할 때 샐러드부터 먹는다. 외식을 하는 경우에는 야채 해초 두부 같은 샐러드나 기본 반찬으로 배를 채운 후 고기나 밥을 먹는 것이 좋다. 반면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당도가 높아 조금만 먹어도 당분을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 가능하다면 과일보다는 야채로 비타민을 섭취하자.
심장질환
30대의 돌연사를 일으키는 심장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예인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근육이 괴사하는 병으로 치사율이 30%를 넘는다. 대부분 동맥경화 등이 원인으로 혈관이 좁아지면서 일어나는데, 심장근육이 괴사하기 전 단계가 협심증이다.
▶ 심장질환의 전조증상
□ 아무리 쉬어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나른하다.
□ 계단을 올라가다가 숨이 차서 도중에 쉬어야 한다.
□ 가슴이나 등이 아프고 왼쪽 어깨가 결린다.
□ 심장이 세게 맞은 것처럼 뻐근하다.
□ 위장에 둔탁한 통증이 있다.
□ 안쪽 어금니가 시리면서 아프다.
뇌질환
뇌질환 중에서는 ‘지주막하 출혈’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뇌의 표면은 지주막과 연막이라는 두 개의 얇은 막으로 싸여 있는데, 그 사이의 공간(지주막하)으로 뇌의 영양혈관이 흐르고 완충재 역할을 하는 뇌척수액이 순환하고 있다. 이때 지주막하의 혈관이 손상돼 터지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뇌졸중에 비해 젊은 층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 뇌질환의 전조증상
□ 욱신거리는 두통이 반복된다.
□ 눈 안쪽의 통증이 계속된다.
□ 목이나 어깨의 결림이 심해서 마사지를 해도 낫지 않는다.
□ 어지럼증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주저앉은 일이 있다.
□ 원인을 알 수 없는 구토가 치민다.
□ 갑자기 말이 꼬인 적이 있다.
□ 한쪽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우울증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걸려 자살’하는 경우도 갑자기 사망한다는 점에서는 돌연사라고 볼 수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모든 연령에 걸쳐 증가하는 추세지만 특히 최근에는 지나친 경쟁의 압박에 시달리는 젊은 층의 자살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 우울증의 전조증상
□ 피곤한데도 아침 일찍 눈이 떠지거나 몇 번이고 잠이 깨고 몇 시간 동안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 아침에 몸이 무거워서 일어날 수가 없다.
□ 특별한 이유 없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난다.
□ 스스로 살 가치가 없다는 등의 생각을 한다.
□ 사람들 앞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질 때가 있다.
□ 평소에 좋아하던 일도 하기가 싫어진다.
□ 업무능률이 떨어지거나 실수가 잦아진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