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의 바람…왕세자비의 맞불 ‘영국 왕실의 굴욕’
불행하게도 불륜은 시대와 배경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영원한 사랑은 없고 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말이 떠올라 씁쓸하기 그지없지만 어쩌겠는가. 사람 사는 일이란 게 다 거기서 거기인 걸. 최근 영국 일간 <옵서버>는 세계 각국 유명인사들의 불륜을 특징에 따라 분류한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했다. 과거에 비해 유명인사들이 점점 더 치사한 방법으로 기만을 일삼는다고 꼬집은 이 기사는 ‘세기의 불륜’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불륜 사건들을 특징에 따라 소개했다.
너무나도 프랑스적인 불륜→바람을 피운 상대에게 보란듯이 맞바람을 피워 복수하는 불륜 - 니콜라&세실리아 사르코지
실제로 이들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서로 맞바람을 피워 부부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은 바 있다.
먼저 바람을 피운 쪽은 세실리아. 2005년 뉴욕의 카페 골목에서 당시 불륜 상대로 알려진 이벤트 기획가 리샤르 아티아와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파파라치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결국 사르코지 부부는 별거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사르코지 역시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별거 기간 동안 사르코지는 보란듯이 <르 피가로>의 정치부 여기자와 맞바람을 피워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별거 11개월 만에 이들 부부는 결국 재결합했다. 과연 이것이 엘리제궁 입성을 위한 ‘정치적 재결합’ 혹은 ‘전략적 제휴’였는지, 아니면 진정한 화해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오늘 세실리아와 나는 영원히, 정말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결합했다. 우리는 서로 떨어질 수도 없고, 또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지도 모른다.”(부인과의 재결합을 발표하면서)
-세실리아 사르코지: “나는 내 자신을 영부인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게 그저 따분할 뿐이다.”(미래의 영부인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정보가 너무 많은 불륜→세상에 너무 많이 알려져서 모를 게 없는 불륜 - 빌 클린턴&모니카 르윈스키
이들의 불륜 스토리만큼 속속들이 파헤쳐진 경우가 또 있을까. 1년 넘게 신문 지면을 빼곡히 장식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과 인턴사원 르윈스키의 부적절한 관계는 여러 유행어까지 양산해가면서 세기의 불륜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이 스캔들이 사람의 주목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클린턴의 거짓말과 이를 통해 탄핵 위기에까지 처했던 위태로운 상황들 때문이었다.
결국 클린턴은 자신의 불륜을 ‘부적절한 친밀한 관계’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마무리했으며, 대배심 증언에서도 “성관계는 성기 삽입의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에 성관계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반면 르윈스키는 분명히 클린턴과 육체적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빌 클린턴: “나는 저 여성과 성적인 관계를 맺지 않았다.”(대배심 증언에서)
-모니카 르윈스키: “나는 그가 내 성적인 친구였다고 생각했다.”(클린턴과의 관계에 대해 언론에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느 여자가 복수심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바로 다이애나가 그랬던 모양이다. 게다가 만일 정부의 아이까지 몰래 낳아 남편을 속였다면? 이보다 더 통쾌한 복수가 어디 있을까.
찰스 왕세자가 첫사랑 카밀라 파커볼스를 잊지 못하고 계속 만나는 동안 다이애나 역시 은밀한 만남을 시작하고 있었다. 상대는 당시 승마교사였던 제임스 휴이트.
1986년부터 4년 동안 휴이트와 연인 사이였던 다이애나는 이런 사실을 당당하게 언론에 공개해 영국 왕실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하지만 다이애나가 1995년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불륜 사실을 밝히자 엉뚱하게도 불똥은 다른 곳으로 튀었다. 바로 차남인 해리 왕자의 친부가 찰스가 아닌 휴이트라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해리 왕자의 친부를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이애나: “나를 그를 숭배했다. 그를 사랑했지만 허탈하기도 했다.”(휴이트와의 관계에 대해서 털어 놓으면서)
-제임스 휴이트: “내가 다이애나와의 연애 편지를 여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은 나쁜 의도에서가 아니었다”(지난해 연애편지를 공개 매각하는 것에 대해 해명하면서)
혐의만 무성한 불륜→말들은 많지만 정작 확실한 증거는 없는 불륜 - 데이비드 베컴&레베카 루스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처럼 끊임 없이 불륜 소문에 휩싸인 인사도 드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와 함께 뜨거운 밤을 보냈다고 주장한 여성들만 수십 명에 달하기 때문. 하지만 그때마다 베컴은 이런 소문을 부인했으며, 매번 교묘하게 빠져 나가는 데 성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레베카 루스와의 스캔들이었다. 사연인즉슨 스페인에서 홀로 선수생활을 하고 있던 베컴이 외로운 나머지 매니지먼트사의 비서였던 루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듯 당시 이들이 함께 클럽을 나서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는가 하면 야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베컴의 끈질긴 결백 주장이 승리했다. 이 스캔들은 베컴 부부의 냉철한 대응으로 유야무야 되었으며, 확실한 증거 하나 없는 뜬소문처럼 치부되고 말았다. 한편으로는 베컴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한번 떠보려는 루스의 과장된 거짓말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베컴 부부는 현재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보란듯이 조용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 “내 결혼 생활은 매우 행복하다. 나에게는 아름다운 아내와 매우 소중한 두 아이가 있다.”(루스와의 스캔들을 부인하면서)
-레베카 루스: “옷을 벗었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 순간 마치 내가 매춘부라도 된 것 같았다. 내가 싸구려로 느껴졌고, 닳고 닳은 여자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자신 역시 단순히 유명해지기 위해 옷을 벗은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피력하면서)
아무도 입밖에 내지 않는 불륜→가장 흥미로운 스캔들이지만 아무도 쉽게 떠들지 못하는 불륜 - 존 F 케네디&마릴린 먼로
젊고 매력적인 대통령과 섹시하고 아름다운 여배우. 그리고 여기에 덤으로 살인까지 추가된다면?
이쯤 되면 세기의 불륜 중에 불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이들의 스캔들을 파헤치는 사람들은 거의 전무하다. 오히려 미스터리한 사건이나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한 채 조용히 묻어두는 편에 속한다.
더욱 이상한 것은 스캔들에 민감한 할리우드에서조차도 이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케네디 측근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케네디 대통령은 부정을 저지르는 분도 아니며, 때문에 장난 삼아 하는 연애에 대한 기사가 언론이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일도 없다”(먼로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마릴린 먼로: “생일 축하합니다.” (케네디 생일파티 때 축가를 부르면서)
영국의 존 메이저 전 총리는 상대 불륜녀만 입을 다물었다면 결코 세상에 자신의 불륜이 들통나지 않았을 것이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에 보건장관을 지냈던 커리는 1984년부터 4년 동안 메이저 전 총리와 불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것도 무려 14년이나 지난 시점에 말이다. 당시 메이저는 보수당 원내총무였으며, 커리는 초선의원이었다.
급기야 2002년 커리는 메이저와의 관계를 기록한 일기를 <더 타임스>에 연재하기에 이르렀다.
갑자기 스캔들이 폭로되자 당황했던 메이저는 하는 수 없이 순순히 자신의 외도를 인정했다. 한편 그는 “아내도 이 일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용서했다”고 덧붙였다.
-존 메이저: “내 생애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사실이 공개될까 늘 두려웠다.”(커리와의 불륜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에드위나 커리: “그가 이제 와서는 그 일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하지만 당시에는 전혀 수치스러워 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관계가 지속되길 바랐다. 나는 그 당시에도 수치스럽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메이저와의 관계에 대해서 언론에 밝히면서)
절대로 끝나지 않는 불륜→가장 길게 지속된 끈질긴 불륜 - 찰스 왕세자&카밀라 파커볼스
아마도 불륜의 역사에서 가장 긴 불륜을 꼽으라면 단연 둘의 불륜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의 불륜 관계는 무려 35년 동안이나 죽 이어져 왔다.
찰스는 결혼 생활 내내 불륜을 저지르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준 반면 끊임없이 쏟아지는 카밀라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한 채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냉랭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결국 카밀라는 처음 찰스를 만난 지 35년 만에 결국 안주인의 자리에 오르는 데 성공하면서 ‘불륜’을 ‘불멸의 사랑’으로 바꿨다.
-찰스: “당신 일생에 있어 최고의 업적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야.” (일명 ‘카밀라 게이트’가 터지면서 폭로된 비밀통화 녹취록 중에서)
-카밀라 파커볼스: “나의 증조모는 당신 고조부의 정부였어요. 이 점 어떻게 생각해요?”(처음 찰스에게 접근하면서 그녀가 한 말)
아슬아슬한 불법적인 불륜→부도덕하지만 손가락질할 수 없는 불륜 - 우디 앨런&순이 프레빈
영화감독 앨런과 입양 딸 순이와의 관계가 폭로된 것은 다름 아닌 그의 부인 미아 패로를 통해서였다. 어느 날 패로는 앨런이 입양한 한국계 딸 순이의 나체 사진을 간직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패로는 앨런을 소아성애자로 고소했으며, 결국에는 이혼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앨런과 순이의 사랑은 진심이었다. 이들은 결국 5년 후 결혼에 골인했으며, 서른다섯 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우디 앨런: “당시 나는 도덕적인 갈등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입양녀 순이와의 관계가 단순한 불륜이 아니었다고 설명하면서)
-순이 프레빈: “괴상한 관계라는 건 인정하겠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이 되진 않겠다.”(양아버지 앨런과의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