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IFA에서 LG 소니 등 사운드 경쟁…플랫폼‧확장성 때문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에서 선보인 모토로라 ‘Sphere’ 블루투스 스피커 헤드폰 시스템. 사진=AP/연합뉴스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첨단 입체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한 OLED TV 라인업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에서도 꾸준히 사운드에 공을 들여온 LG전자는 IFA에서 공개한 ‘V30’에도 명품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과 협업했다. 잡음을 종전보다 50% 이상 낮추고, 디지털 음향을 아날로그로 바꿔줘 생생한 사운드를 전해준다.
일본 오디오의 명가로 통하는 소니는 ‘어쿠어스틱 서피스’ 기술을 공개했다. OLED 패널을 진동시켜 고음질의 소리를 내는 기술로 TV 등에 폭 넓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조 원을 들여 세계 1위 종합오디오 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도 여러 디지털·IoT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속속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너도나도 스피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확장성 때문이다. 소리는 거의 대부분 가전기기에 적용할 수 있으며, AI 스피커, 가상현실(VR) 및 웨어러블 기기 등의 보급이 확산되면 앞으로 쓰임이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탁월한 사운드와 전달력, IT기기와의 접목한 신기술 확대 등은 앞으로 플랫폼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실제 커넥티드 카나 스마트홈 등은 앞으로 AI와 사람 간에 소통의 시대가 왔음을 시사한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스피커를 내놓는 이유다. 아마존의 음성 인식 AI 비서인 ‘알렉사’와 연동된 기기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대 이상 팔렸다. 이런 AI 가전 시장은 올해 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마존과 구글은 스피커를 자체 개발해 소프트웨어에 집중한 데 비해 MS는 오디오 전문 업체에 기기 생산을 맡겨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의 전략도 MS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앞선 하드웨어 경쟁력을 무기로 소프트웨어의 확장성을 높이는 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가 파트너십에 의지해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진출한 것은 과거 레노버·휴렛팩커드(HP) 등 PC 제조사들에 윈도우즈 운영 체제를 탑재해 PC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한 것과 비슷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소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간 점도 IT 기업의 고음질 경쟁을 부추긴 면도 있다. 특히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의 경우 오디오를 가전제품을 고르는 우선 선택 기준으로 꼽기도 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스피커를 통한 소리 전달이 우선이지만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AI가 사용자의 구두 지시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이 중요하다”며 “AI 기술의 경쟁과 표준 다툼은 앞으로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광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