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털 깎아서 보석 사라구?”
▲ 양을 생일선물로 준비한 찰스 왕세자(왼쪽). 양 선물에 당황한 카밀라. | ||
가뜩이나 사이가 안 좋은 찰스와 카밀라가 최근 결정적으로 멀어진 계기는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 왕자가 주최한 다이애나 10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할 것을 권유한 찰스의 제안을 카밀라가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부터다. 여기에 이상한 생일선물까지 받았으니…. 왕실 사람들은 보석과 동물을 비교하면서 양을 선물한 것은 모욕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찰스는 카밀라의 생일파티 때 그녀를 데리고 방목장으로 가서 덥수룩하게 생긴 두 마리의 양을 보여주었다. 200여 명의 손님들이 보는 가운데 찰스는 카밀라에게 “어때, 달링?”이라고 웃으며 말했고, 놀란 카밀라가 입을 벌린 채 “어떤 것을 말하는 거죠?”라고 물어봤다. 이에 찰스는 “양”이라고 대답했다. 양은 흔하지 않는 코츠월드 종의 암놈 두 마리였다. 그는 이어 “당신의 생일을 위해서 내가 샀어”라고 설명했다.
당황한 것은 카밀라뿐이 아니었다. 그곳에 같이 있던 참석자들은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한 참석자는 “가끔 찰스가 4차원의 세계에서 사는 듯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찰스는 한 마리에 600달러 정도 하는 양 두 마리가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자신들을 끄집어내줄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응은 당황과 황당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사태를 어느 정도 파악한 카밀라는 찰스에게 “농담이죠?”라고 묻고는 뒤돌아 나가버렸다. 찰스는 그런 카밀라를 보며 당황해하는 빛이 역력했다.
파티장 안으로 들어온 카밀라는 이날의 주메뉴로 나온 양고기를 포함한 여섯 코스의 생일 저녁상을 받고는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59세의 찰스가 “나의 훌륭한 아내를 위해 샴페인 축배를 들자”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일어서서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었다. 하지만 카밀라의 굳은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화를 삭이던 카밀라는 파티 중 찰스를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많은 참석자들은 분노에 차 흐느끼는 여성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카밀라는 찰스에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내가 당신에게 이 정도뿐이야? 양 두 마리?”라며 역정을 냈다.
그 다음날 찰스는 수습책을 내놓았지만 상황만 더욱 악화시켰다. 카밀라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취미생활인 정원 가꾸기를 위해 식물들을 사주겠노라고 제안했던 것이다. 이는 카밀라의 자존심을 더욱더 구기고 말았다.
이날 참석했던 한 인사는 “현재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산산조각이 났다”고 진단하고 “문제는 카밀라가 언제 결단을 내릴 것인가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